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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도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기-17분간 부자놀이

by 안나


중국 철도를 보면 중국 미래를 볼 수 있어요.

베이징-상해 1,200Km을 2시간 반 만에 주파할 CR 450이 곧 개통해요. 제가 처음에 중국에 왔을 때, 20시간 걸렸던 베이징-상하이 구간을 2시간 반 만에 갈 수 있다니 놀랍죠. 이제 베이징-상하이를 오고 갈 때, 비행기 탈 일이 없겠네요. 이렇게 편리한 고속철이 좌석도 넉넉해요. 앞 뒤 공간이 넓어 2등석에 앉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아요. (시끄러운 것 말고는요) 2시간 미만 거리 갈 때는 2등석 타고, 장거리 가야 할 때는 1등석을 타요. 1등석만 타도 훨씬 편해요. 굳이 상무석까지 안 타도 되어요.


상무석은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급이에요. 그만큼 요금도 비싸요. 베이징-상하이 구간 상무석을 타면 2,000위안이 넘어 비행기보다 비싸요. 자기돈 내고 타는 사람은 진짜 부자이고 보통은 남의 돈으로 타죠.


하지만 중국은 돈을 내면 확실하게 그 값을 해줘요. 2등석 요금의 3배도 넘는 가격이지만 역에 들어갈 때부터 전용 입구가 있고 라운지에서 기다릴 수 있고 기차를 탈 때, 직원이 개찰구까지 데려다주는 전용 서비스가 있어요.


이번에 쿤산남역을 가면서 부자놀이 해봤어요.


기차 탈 때, 신분증(여권)을 스캔하고 타야 하는데 외국인은 보통 맨 끝에 있는 실명인증이라고 쓰여 있는 직원이 있는 통로로 가면 되어요.

원래 전용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라운지인데 저는 실내에서 들어가느라 그냥 일반 입구로 들어갔어요. 바닥에 상무석 라운지로 가는 표지가 붙어 있어요.

들어가면 등기를 해요.

개찰구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받을 거냐 물어봐요. 해달라고 하면 번호표를 나눠줘요.

라운지 안에는 전용 화장실도 있네요.

안 먹을 거지만 뭔가 간식거리와 차, 음료수가 잔뜩 있어요.

기차 출발 현황을 볼 수 있는 모니터도 있어요.

시간 딱 맞춰 가서 앉자마자 바로 직원이 데리고 갑니다.

사실 직원 배웅 안 받아도 개찰구까지 갈 수 있지만 한번 이런 서비스받아보고 싶어서요. 개찰구에서 직원이 여권 스캔까지 해주네요.


제가 타고 갈 기차네요.

맨 앞 첫 번째 칸에 타요.

비행기 프레스티지 스위트 같죠. 5명이 앉을 공간을 3명이 쓰니 널찍합니다.

등받이, 발받이 다 조절 가능하고요.

독서등도 있어요.

180도 풀플랫 가능해요. 실제 누워보니 가죽시트가 잘 받쳐줘 편해요.


음료와 간식도 줘요.

제 입맛에 맞는 건 잣하고 캐슈넛

차 한잔 마시니 내려야 하네요.


상하이 홍차오-쿤산남역까지 17분 동안이었지만 부자놀이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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