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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 Jan 25. 2023

[텐트를] 불의 발견, 유레카!

크레모아만큼 밝은 조명을 직접 만들기까지

조명이 캠핑의 질을 좌우하더군요.

그걸 모르고 캠핑 예산 100만 원에는 조명 구입 비용을 넣지 않았어요. 감성템으로 3만 원대 캠핑 랜턴을 하나 사긴 했죠. 택배가 막 도착했을 땐 매우 만족했습니다만 첫 캠핑 이후로는 예쁘니까 봐준다 정도랄까요.


‘노지 캠핑을 할 것도 아니고 캠핑장에서 뭘 굳이 조명을…’이라는 생각은 안일했습니다.

약간 어두컴컴하고 불편한 것도 캠핑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맛이 있겠지만! 분위기 살리는 맛 때문에 덜 익은 고기맛을 볼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인류는 이미 구석기시대에 불을 이용함으로써 ①짐승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고 ②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게 되었으며 ③추위를 피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무려 21세기에 사는 사람으로서 (직화는 가능한데 조명 때문에!) 에 불편을 겪는다는 건 크나큰 문제죠^^;


그러고 보니 캠핑은 의식주를 옮겨 다니는 이동 생활 체험이랄까요.

문명의 발달에 익숙해져서 더 편리한 것, 더 빠른 것, 더 많은 것을 원하지만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건 그렇게 많지 않더라고요.

캠핑을 다니다 문득 돌아보니, 집에 그릇이며 옷이나 신발, 장신구 같은 것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어요. 다른 자잘한 물건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미니멀리스트를 표방해 온 게 머쓱해지는 순간.


문명화된 일상에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당장 어두컴컴한 캠핑은 불편하니 이를 어쩐다?

캠핑 편집숍을 구경하러 몇 번 가봤지만 조명은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우리 집 감성 랜턴 수준에 디자인만 다른 것 같은데 말이죠.

필수품을 사치품 가격에 살 순 없잖아요.

그래서,

혼자서는 텐트 치지 않겠다고 선언한 그분이 MDF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더니!

친구네 크레모아 랜턴에 버금가는 성능이던데 비용은 10분의 1 정도라나요. 심지어 다이소 이소가스 파우치에 쏙 들어가는 휴대성까지 제 맘엔 쏙 들어요. DIY키트로 팔아 볼까 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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