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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Nov 29. 2023

소설가가 되는 방법 - 글짓기 1개월 차

소설가는 언제 되는가

‘소설가가 언제 된다고 생각하는가? 소설을 쓰고자 마음을 먹을 때?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정식으로 등단을 했을 때?’ 과거 친구가 책을 읽고 해준 말이었다. 이 글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마치 나의 가능성이 무한하게 열리게 되고, 어느 하나를 꾸준히 못해온 과거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쓰기로 했다. 왜냐하면 가장 필요한 능력이지만 평생 발목을 잡아온 능력인 글을 잘 쓰는 것. 이 고비를 반드시 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겁이 났다. 소설가가 된다고 해서, 잘 쓰는 소설가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글을 쓰는 방법을 연습해야 했다. 지금 쓰는 블로그도 글짓기 연습을 하는 방법 중 하나이지만,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어쩌면 읽지 못하는 나를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평소에 책을 읽으면 너무 흘려 읽어서 글의 내용의 절반도 이해를 잘하지 못했기에, 이제는 흘려 읽을 수 없는 방법을 사용했다. 바로 책을 받아쓰기 시작했다. 타자로 받아쓰기를 시작하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타자로 쓰면서 천천히 1번 그리고 오타가 났는지 확인하면서 천천히 2번 읽으니 흘려 읽을 수가 없게 되는 맞춤형 방법이었다.


현재 받아쓰기로 쓴 책은 거의 2권이다. 한 권은 자극적인 19금 소설 그리고 과거 재미있게 읽었던 일본 문학중 한 권을 골라 읽었다. 그리고 3번째 책으로 준비하고 있는 건 일본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헌치백’이다. “내가 임신하고 중절하는 걸 도와주면 1억 엔을 줄게요”라는 아주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우는 책으로 평소에 관심 있어하는 부분을 많이 다룬 책이라서 선정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총 5권의 책을 받아 쓰기를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글을 써 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읽은 책들

받아쓰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은 글의 양과 시선의 변화를 어떻게 주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작가마다 자신만의 글을 끝내는 특유의 기법을 발견할 수 있었고, 독자를 홀리는 스킬들 또한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절대로 이 사람들의 발치에도 못 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평소 블로그나 다른 글을 쓸 때면 읽히는 글을 쓰는 것조차도 힘든데, 본인도 모르게 의식을 잃고 무슨 글인지도 모르고 따라가게 하는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으로 보이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너무나 잘 쓰고 싶기 때문에’이다. 나는 지금 정말 다양한 자기 계발을 하고 있지만, 그 근본을 글을 잘 쓰는 것이다. 아무리 영상을 잘 만들고 싶어도 대본을 잘 쓰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퍼스널 브랜딩을 한다고 해도 글을 못 쓰면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리고 내 자기 계발과 활동들은 대부분 글을 근본으로 움직이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글을 잘 쓰지 못한다면은 행동들의 영향력의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받아쓰기의 의외의 장점은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단순 노동이기 때문에 심심하거나 할 일이 없으면 받아쓰기로 시작하면 다른 자기 계발을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요즘은 어떤 일이든 하기 전에 받아쓰기를 2페이지 하고 나서 시작하는 습관이 생기기까지 했다. 하기 싫어서 핸드폰만 보고 있다 보면은 답답하지만 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책 받아쓰기 정도로 시작하면 어려운 일을 하기 전에 마치 '준비운동'처럼 몸이 가볍게 풀리는 기분이 좋다.


사실 이런 방법으로 글을 잘 쓰게 되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게 맞는지에 대한 화신이 없는 게 힘이 들지만 아직까지 감각적으로는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 나중에는 글 쓰는 방법에 대해서 전문가에게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전까지는 기본기를 다진다는 마음으로 책을 받아쓰고 블로그에 글을 계속해서 써 나갈 것이다.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 할 만큼 글을 많이 쓰고 읽는 요즘이 정말 신기하다. 과연 얼마나 갈지, 그리고 나중에는 글로 돈을 벌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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