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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Jan 23. 2024

몸의 자유를 찾아서 - 직장인 발레 259일 차

사람의 몸은 저마다 타고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발의 감각이 좋고, 누구는 손 끝이 예리하기도 하고, 듣자마자 무슨 음인지 알아내는 귀, 작은 단위의 차이까지 알아보는 관찰력까지 그렇지만 대신에 누군가는 안 좋은 신체능력이 있기도 하다 나에게는 유연성이 그러했다. 이상하게 어렸을 적부터 유연성은 (-)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도 한 달이 넘게 유연성 체조와 다리 찢기를 하고 있지만 발전이 없는 상태이다.


“어.... 이 상태는 좀 도와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 발레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항상 나를 도와주다가 하는 말씀이었다. 어느 정도 유연하면은 도와줄 수 있지만 나처럼 너무 뻣뻣하면은 자칫 잘못하면은 다칠 수 있고, 버티는 강도도 너무 쌔서 선생님들의 근력으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시기도 했다. 그래도 버티면서 하다 보면은 좋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약 4달간 발레 학원을 다녔지만 발레 실력은 늘지만 유연성에 대한 발전이 없어서 한계를 느끼고 우선 집에서 체조로 유연성을 먼저 기르기로 마음을 먹은 지 벌써 100일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벽에다 발을 대고 다리 찢기만 하는 방식이었다. 이건 발레 학원 원장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인데, 이렇게 발을 대고 있으면 저절로 중력에 의해서 다리가 찢어질 거라고 하셨지만 큰 효과를 받지 못해 결국에는 인터넷으로 다리 찢기 도구를 사서 다리 찢기를 시작했다. 도구에 힘을 빌리니 처음에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듯했다. 자연으로는 120도 정도밖에 못 벌리지만 도구를 이용하면은 130도까지는 벌어져서 이 페이스면은 반년 안에 180도까지 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첫 일주일 만에 130도까지 벌어진 다리는 약 한 달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차이는 130도까지 벌렸을 때 처음에는 많이 아팠지만 지금은 조금만 아프다는 정도? 답답함에 전문가들이 다들 하지 말라고 하던 강제로 다리를 조금은 벌려 보려고 했지만 너무 아프기도 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해서 결국 느리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했다.


아마 신체적인 재능의 한계가 크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지금 유연성을 위해서 허리를 접는 체조도 하루에 1분씩 5회를 진행하지만 (-) 마이너스 상태에서 한 달째 정체가 되어 있다. 몇 달 만에 체조를 하는 사람들도 바닥에 손이 닿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아직도 한 달째 손이 바닥에서 약 5센티미터 이상은 떨어져 있다. 재능이 없는 것을 한다는 것, 게다가 그것이 신체를 이용한 운동 분야라면은 박탈감보다는 답답함이 많이 크다.


다른 재능이 없는 일이라면은 그냥 안 하면은 그만이지만 몸이라는 건 버릴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능력적인 제한이 생기면은 결국 그걸 계속 떠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답답함이 계속 커져만 가고 있다. 여태까지 재능이 없는 자기 계발을 한 적은 많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통점을 말하자면 초반에는 그래도 실력이 상승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초반부터 답답하게 진행이 되는 것은 처음이라서 사실 너무 힘이 든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이유는 되고 싶은 지향점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클래식 댄서가 되고 싶은 강한 마음으로 춤과 발레를 배우고 있다. 기본적인 춤은 너무 좋다 행복하다. 가장 열심히 하고 싶은 종목이다. 하지만 발레의 경우에는 가장 반대에 있는 일이다. 너무 어렵고 답답하고 재능이 없다. 이러한 상황을 모두 해결해야지만 내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걸 포기하고 힙합 댄서나, 다른 댄서가 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정도도 해내지 못해서 포기한다면 결국 다른 댄서도 될 수 없는 건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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