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 하나 굴짬뽕 하나
”짜장면 먹고 싶어 “
퇴근하는 차 안에서 꼼지맘의 전화를 받았다.
“벌써 한 달 됐어?”
“어 “
”그럼 먹으러 가야지 “
꼼지맘은 짜장면을 좋아한다.
하지만 위암 수술 후로는 거의 먹지 않는다.
아니 참는 중이다.
외식보다는
스스로 차린 건강식으로 매 끼니 먹으려
노력한다. 좋아하던 햄버거, 빵, 우유 소시지 어묵 등의
가공 식품들과 유제품을 멀리하고 가능하면 원 재료 그대로를
구입해 직접 조리해 먹는다.
지켜보는 나도 놀랄 정도이다.
결혼 후 20여 년이 넘도록 꼼지맘의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오래된 식습관을 추상 같이 버리는 결단력이
존경스럽다. 덕분에 나도 좋은 음식을 잘 얻어먹는 중이다.
그래도 먹고 싶은 음식들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는지
한 달에 한 번쯤은 먹고 싶은 걸 먹겠다 했다.
곱창이나 짜장면, 숯불 구이 같은 것들이다.
난 내 일이 아니라 그런지 날짜 까진 세지 못하는데
꼼지맘은 그 날짜를 세고 있었나 보다.
짜장면 하나, 굴짬뽕 하나가 나왔다.
꼼지맘은 위 절제 수술을 한 후론 보통은 절반 정도만 먹는다.
그리고 남는 건 내가 처리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짜장면 그릇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걱정이 되면서도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하는 생각에 짠해진다.
‘그래 집에 가서 드르륵(진동마사지기건 ) 해줘야지’
수술 후 음식을 잘 못 먹으면 늘 드르륵을 해주곤 한다.
”좀 걷고 들어갈까? “
”그래 “
우린 중국집을 나와 어둑해진 거리를 걷는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걷는 코스를 따라간다.
주인들을 끌고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가끔씩 스쳐간다.
산책로에서 자주 마주치는 얼굴들이다.
자주 봐서 그런지 꼼지맘에게 다가오는 녀석도 있다.
다행히 소화가 잘 되어 가는지 꼼지맘의 안색이 괜찮아 보인다.
’ 음~오늘은 드르륵은 생략해도 되겠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