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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파파 Nov 22. 2023

짜장면 먹는 날

짜장 하나 굴짬뽕 하나




”짜장면 먹고 싶어 “


퇴근하는 차 안에서 꼼지맘의 전화를 받았다.


“벌써 한 달 됐어?”

“어 “

”그럼 먹으러 가야지 “


꼼지맘은 짜장면을 좋아한다.

하지만 위암 수술 후로는 거의 먹지 않는다.

아니 참는 중이다.


외식보다는

스스로 차린 건강식으로 매 끼니 먹으려

노력한다.  좋아하던 햄버거, 빵, 우유 소시지 어묵 등의

가공 식품들과 유제품을 멀리하고 가능하면 원 재료 그대로를

구입해 직접 조리해 먹는다.

지켜보는 나도 놀랄 정도이다.

결혼 후 20여 년이 넘도록 꼼지맘의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오래된 식습관을 추상 같이 버리는 결단력이

존경스럽다. 덕분에 나도 좋은 음식을 잘 얻어먹는 중이다.


그래도 먹고 싶은 음식들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는지

 한 달에 한 번쯤은 먹고 싶은 걸 먹겠다 했다.

곱창이나 짜장면, 숯불 구이 같은 것들이다.


난 내 일이 아니라 그런지 날짜 까진 세지 못하는데

꼼지맘은 그 날짜를 세고 있었나 보다.


짜장면 하나, 굴짬뽕 하나가 나왔다.

꼼지맘은 위 절제 수술을 한 후론 보통은 절반 정도만 먹는다.

그리고 남는 건 내가 처리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짜장면 그릇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걱정이 되면서도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하는 생각에 짠해진다.


‘그래 집에 가서 드르륵(진동마사지기건 ) 해줘야지’

수술 후 음식을 잘 못 먹으면 늘 드르륵을 해주곤 한다.


”좀 걷고 들어갈까? “

”그래 “


우린 중국집을 나와 어둑해진 거리를 걷는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걷는 코스를 따라간다.


주인들을 끌고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가끔씩 스쳐간다.

산책로에서 자주 마주치는 얼굴들이다.

자주 봐서 그런지 꼼지맘에게 다가오는 녀석도 있다.


다행히 소화가 잘 되어 가는지 꼼지맘의 안색이 괜찮아 보인다.


’ 음~오늘은 드르륵은 생략해도 되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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