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처음으로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나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이었고, 3학년이 되면 바로 취업을 나갈 수 있었다.
오래도록 해왔던 햄버거집 알바를 그만두고, 취업 준비에 나섰다.
전공은 기계였다.
정확히 기억나는 건 ‘캐드’와 ‘공유압’, 딱 이 두 과목뿐이다.
캐드를 제대로 배우고 열심히 했더라면,
어쩌면 좋은 직장을 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나는 학교에 잘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당연히 캐드도, 공유압도… 아무것도 할 줄 몰랐다.
그렇다고 멈춰 설 수는 없었다.
어쨌든 취업은 나가야 했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마침내 하나 찾았다.
이마트.
보안요원.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보안요원이 뭐 어려운가?
‘가서 배우면 되는 거지, 지키면 되는 거잖아.’
그땐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했다.
면접을 보고, 취업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곧 첫 월급을 받았다.
185만 원.
그때의 내 기준에선
이건 상상도 못 할 만큼 큰돈이었다.
햄버거집에서 받던 월급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금액.
태어나서 처음으로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벌어본 순간이었다.
너무 기뻤고, 손이 떨렸다.
'와… 내가 이런 큰돈을 벌다니.'
진심으로 감격했다.
그 순간에는,
‘여기서 평생 일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만큼 185만 원은 내게
정말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리고 이쯤에서 흔히들 묻는다.
‘그럼 이제는 집에 돈을 좀 보탰어?’
…아니.
여전히 보태진 않았다.
그저, 부모님께 선물이나 한두 번 사드리는 정도.
그게 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