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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ff Jung Aug 08. 2023

아, 전공필수라니...

Gov't Mule [Gov't Mule] [Dose]

자, 진도를 나가기에 앞서 사전 설문을 진행하겠어요.

이 중에 윤병주의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 손드세요.

음…. 네 좋습니다.

이분들은 Gov’t Mule 곱트 뮬 전공필수로 진행하겠어요.

다른 분들은 교양선택입니다. 다른 과목 전공 들으시고 취사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허흑, 선생님. 전공필수라니 빡빡한 삶의 시간에 이 과목까지 너무 힘듭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시간은 만드는 것입니다.



윤병주의 음악 nOiSeGaRdEn 노이즈가든이나 Lowdown30 로다운30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https://brunch.co.kr/@b27cead8c8964f0/26  Gov’t Mule의 음악을 반드시 필청해 보시기를 권하는 마음에서 너스레를 떨며 시작해 보았다.

단, 단서를 붙였듯이 이런 취향을 좋아하는 분에 한해서.

흔히 얘기하는 미국 오리지날 본토백이 음악은 취향을 많이 탈 것이다. 물론 Gov’t Mule의 음악은 오리지날 blues rock 블루스 락과는 조금 더 다른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나는 이를 헤비 블루스라고 이름 짓곤 하는데 블루스 락 적인 전통적인 면과 헤비메틀 적인 두터운 사운드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모태 컨트리적인 느낌을 지울 수는 없기에 호불호는 있겠지만 이런 차별화된 지점 덕택에 그 속에 녹아 있는 진득한 사운드의 에너지를 느끼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윤병주는 이런 헤비 블루스 정서에 그만의 서정 눈물 한 방울을 더해서 자신의 음악으로 표현해 내었고, 그 아이덴티티만큼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흔히들 Power Trio라고 한다. Gov’t Mule은 The Allman brothers band 올맨 브라더스 밴드에서 제2의 중흥기를 만든 기타리스트 Warren Haynes 워렌 헤인즈가 풍부한 리듬감의 베이시스트 Allen Woody 앨런 우디와 함께 Trio로 만든 밴드이다.

트리오의 조합을 꽤나 좋아한다. 농축된 에너지와 더불어 비어있는 채워짐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충분히 잘 알려진 Nirvana 너바나 라는 조합을 상상해 보면 어떤 느낌을 얘기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세 명이 지대로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낸 앨범들을 듣고 있자면 서로가 서로를 북돋아주면서 얼마나 재미있게 판을 벌이고 있는지 눈앞에서 상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Warren Haynes의 기타는 어떤 장인의 선을 넘어선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타리스트의 본분을 가지고 끊임없이 소리를 탐구하는 성실함이 있다. 그의 앨범에서, 라이브에서 표현하는 한마디 한마디 프레이즈에서 이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라이브에서 수시로 곡이 바뀔 때마다 테크니션이 준비해 준 다른 기타로 바꿔 연주하곤 하는데 그만큼 그가 사운드 메이킹에 공을 들인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풍경이다.

또한 나로서는 그의 라이브를 볼 때마다 찌릿찌릿 전기를 먹듯 충격파를 받곤 하는데, 특히 솔로잉에서 보여주는 진실로 유니크한 프레이즈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형화된 솔로잉을 단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사운드 자체의 메이킹에서부터 찰나의 리듬감이 빚어내는 긴장감, 고루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매회 신선한 노트...

그냥 탄성이 나와서 허허 하며 바보 같은 얼굴로 침을 흘리면서 보곤 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과거형이 아닌 오늘 2023년 현재형으로 얘기하고 있는 내가 마냥 즐거울 뿐이다. 60년생인 그는 예순이 넘는 나이지만 연간 100회 이상 전국을 돌며 무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도 여러 지인들과 협업하여 신규 앨범을 발매하였고 이 시각 현재도 찌릿찌릿한 전율을 투어 공연 내내 보여주고 있다.

청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기꺼이 이 노장들의 에너지를 기립박수로 환영한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사실 어떤 곡을 선곡할까 몇 주 앨범들을 들으며 고민하다가 포기했다. 취향이 아닌 이들은 듣지 않지만, 듣는 이들은 앨범 전체로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운드의 결이 중요한 음악이기 때문에 하나의 찰나를 대표할 이유도 없다.

1집 [Gov't Mule], 2집 [Dose], 3집 [Life Before insanity]까지, Allen Woody가 죽기 전까지의 앨범들을 우선적으로 권해 본다.

1집 앨범 길이가 1시간 10분이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꾸욱꾹 밟아서 기타로 타령하고 있다.

차고 넘쳐흐른 사운드가 바닥에 흥건하니 미끄러져 그냥 누워 버렸다.



Gov’t Mule [Gov’t Mule] 1995년

https://youtu.be/9GzJcxHsf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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