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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Oct 05. 2022

달은 구름 속에서도

얼마전 친한 친구가 악몽을 꾸었다고 합니다. 가족의 죽음을 목도한 꿈이었는데, 저도 너무 놀래서 뭐라 토닥이는 말조차 못 했습니다. 아픔이 많은 친구인데도 평소 너무 해맑고 긍정 에너지로 넘치는 모습에 그 아픔을 이미 초월해버린 듯합니다. 사실 호기심 많고 밝고 장난끼 많은 성격의 평소 모습이 진짜 그 친구의 참모습이더라고요. 


이번 글은 그 친구의 깊은 아픔과 그럼에도 당당히 이겨낸 모습을 생각하며 적은 글입니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 아무리 까만 밤에 달은 구름에 가리워도 가린 구름 너머로 달빛은 그래도 은은히 나타나는 모습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이미지가 떠올라요.





우리의 삶은 '행복과 고통'이라는 두 바퀴가 있는 수레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친구처럼 아픈 기억을 잘 이겨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인생의 바퀴 중 하나의 바퀴는 아주 튼튼하다는 말과 같겠죠.



이런 말이 있죠. 평소에 잔병치레 없는 사람은 큰 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잔병치레하는 사람은 오히려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기만 하는 사람이 오히려 갑자기 쓰러질 수도 있다는 말을 저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 건강하면 오히려 건강에 자만하게 된다는 의미 일 겁니다.



그 친구의 과거 아픈 일들을 예전 여러 이야기를 통해 접한 저는 그 아픔들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아픔을 성장과 깨달음으로, 또 하나의 애틋한 기억으로 온전히 생각하며 건강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우연히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끝없는 사색과 고민 그리고 또 다른 상처를 받으면서 결국 이루어진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온전한 삶으로 승화되길 바랍니다. 결국 물러나고 있는 것은 밤이에요. 달은 아니잖아요.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마음을 가진 듯하여, 서로 이야기하는 내내 흐뭇하면서도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만약, 위와 같은 말을 하는 저한테 그런 아픔과 고통이 왔다면 그리 생각할 수 있을까 반문해보게 됩니다. 그 친구처럼 '괜찮다. 괜찮다.' 할 수 있을 만큼의 건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런지 확신할 수가 없네요. 그런 생각이 드니 저에게 그 친구의 마음이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오랜 시간의 아픔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아픔도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람 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이유다.
바람이 우리들을 흔드는 이유다.

아픔도 길이 된다
슬픔도 길이 된다

아픔과 슬픔도 길이 된다.

- 이철환 -



아픔이 꼭 슬픔으로 끝까지 남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늘 그 친구와 다시 이야기하면서 저는 또 그리 느껴집니다. 

대단한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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