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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Oct 08. 2022

가스라이팅(gaslighting)

우리는 살아가면서 반드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이하게 모르는 사람보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같이 친밀한 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받는다. 친밀한 관계에서 상처를 주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 오늘은 그중 '가스라이팅'이란 것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가스라이팅: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이다. 가스라이팅은 가정, 학교, 연인 등 주로 밀접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수평적이기보다 비대칭적 권력으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이뤄지게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스라이팅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용어 설명이 더 이해가 안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헷갈리게 만들어 스스로 자주적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는 일종의 세뇌이다. 

가스라이팅(가스등)이란 용어는 1938년 스릴러 연극의 제목 가스라이트(gas light)에서 유래되었다. 주인공 잭과 부인 벨라가 나오는 연극의 내용은 이러하다. 

잭은 보석을 훔치기 위해 윗집의 부인을 살해했다. 하지만 보석을 찾기 위해서는 불을 켜야 했고, 그 건물은 가스등을 쓰기 때문에 불을 켜면 가스를 나눠 쓰는 다른 전등불이 어두워지거나 깜빡여서 들킬 위험이 있었다.

이 때문에 잭은 벨라가 의심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집안의 물건을 숨기고 그녀가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몰아가며 타박한다. 잭이 위층에서 불을 켜고 집안을 뒤질 때마다 벨라가 있는 아래층은 불이 어두워지고 인기척이 났고, 그럴 때마다 잭은 그것도 벨라가 과민 반응하는 것이라고 몰아간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벨라도 이게 지속되자 자기 자신에게 의구심을 갖게 되고, 점점 무기력과 공허에 빠지게 되어서 결국 남편 잭만을 의지하게 된다. 하지만 경찰인 브라이언의 등장으로 결국 잭의 범죄가 발각된다는 내용  -나무위키-


이 연극은 후에 잉글리드 버그만 주연의 동명 제목으로 영화화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스등이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상영되었다고 한다.  내가 나를 못 믿는 상황을 만드는 내용이 섬뜩하다. 그래서 장르가 스릴러물이다.



(가스라이팅 영화 포스터 / 게티 이미지 코리아)



실제로 우리도 친한 사람에게 '너 그것도 기억 못 하니? 그거 틀린 기억이야. 잘못 알고 있네. 야 그건 너 상상이야' 이런 류의 말을 들으면 '정말인가..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하는 의심이 생기게 된다. 즉, 나의 생각에 신뢰를 잃어버려 결국 상대방 말에 긍정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정신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위의 기사는 가스라이팅의 수법을 추려놓은 것이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가스라이팅의 5가지 수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각각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기사를 참고하시라.



1. 거짓말을 한다.
2. 자신의 잘못을 상대방에게 투영한다. 즉, 잘못을 뒤집어 씌운다는 뜻이다.
3. 상대방에게 미쳤다거나 너무 예민하다고 이야기한다.
4. 상대방을 깎아내린다.
5. 상대방의 주의를 분산시킨다.



그럼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가스라이팅의 범죄를 소개해 주도록 한다. 이 사건은 한때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범죄였다. 다들 한 번은 들어보셨을 사건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바로 일명 '이은해 사건'이다. 남편을 계곡에서 익사시킨 그 유명한 범죄이다. 이때도 이은해가 남편에게 사용한 수법이 가스라이팅 이라고 한다. 위의 기사는 바로 며칠 전 뉴스로 검찰의 공소장 논리가 흔들린다는 기사 내용이다. 가스라이팅 수법이 워낙 교묘해서 밝히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수법이 비슷한 범죄가 일어났는데, 그 범죄에서도 가스라이팅 수법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가스라이팅 수법으로 세뇌시켜 살인까지도 일어난 사건이다. 위 기사에서 나온 일본 범죄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25년간 자그마치 다섯 가족을 파멸로 이끌었던 아마가사키 살인사건 현장에 다가섰다. “악마가 시켜서 우리는 엄마를 죽이게 됐다”는 한 여성의 자백과 함께 효고현 곳곳에서 발견된 시신으로 인해 세상에 드러난 이 사건은 사람의 심리를 조종해 사지로 내모는 가스라이팅으로부터 비롯된 연쇄 살인이었다. -뉴스엔 위 기사 중-



그럼 이런 정신적 가스라이팅에서 벗어 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처법이 있을까? 아래의 기사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그 내용은 간단하다. 가스라이팅을 시도하는 사람과는 대화로 바로 잡는 것보다 '단절' 하라고 한다. 
            





요즘 우리는 다른 사람이 강하게 주장하는 말을 들으면 진짜 그렇나? 하면서 쉽게 동조하거나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치 주제와 관련되어서는 한번 동조하고 정신적으로 유대관계가 이루어지면 극단적으로 돌변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상대방 진영에 대해 저주와 욕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합의의 정치가 아닌 분열의 정치를 하는 것이다.



비단 정치권의 문제이겠는가? 사회적으로 극단적 분열 또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노사갈등, 학내 갈등, 회사나 학교 내 따돌림 문제 등 여러 곳에서 가스라이팅 수법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사람의 심리는 참으로 갈대와 같다. 평소에 신념과 삶의 기준이 모호하면 쉽게 타인으로부터 정신세계를 침탈당할 수 있다. 의존적이고 뇌화부동적인 삶의 자세가 아닌 자주적이고 바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독립된 삶의 자세를 가져야 되겠다.



(픽사베이)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행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명-


받기 주저하는 사람에게 선행이라고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그러다 자신의 생각과 물질이 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마음을 혼탁하게 하고 아프게 할 수도 있겠다 싶다. 



[ 에필로그 ]

오늘은 생소한 단어인 '가스라이팅'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범죄에 이용하기 위한 심리적 세뇌 현상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그 예로 보이스 피싱이 있겠네요. 현직 판사도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심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도 남에게 의도치 않게 '가벼운 가스라이팅'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착각이나 잘못된 기억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경우입니다. 한 달 전 커피숍에서 너랑 커피를 마셨다고 우기면 정작 그 말을 듣는 사람은 '그런가? 마셨나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죠. 이런 사소한 가스라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는 우리의 나약한 마음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줄 놓지 마시고 부디 꽉 잡아서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평소에 굳건히 세워야겠습니다. 갈수록 정보의 홍수가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과정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할 수 있는 마음의 혜안이 다들 바르게 생길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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