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Gapjil): 자신의 권한보다 과하게 사용하다(to overuse one's power) 힘자랑하다(Go on a power trip) -네이버 영어사전-
갑자기 영어가 나와서 당황하셨는가? 사실 먹방, 치맥, 꼰대 보다 해외에서 유명한 한국 단어가 있다. 그것은 '갑질'이다. '갑질'은 영어 고유명사로 영어사전에 등록되어 있을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되었다. 숙연히 부끄럽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 의외로 '갑질'이란 게 만연되어있다.
위의 기사 내용 말고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질 사례를 나열해 본다.
예 1)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때 "돈 드릴 테니 올 때 담배 한 갑 사 와주세요" "나갈 때 쓰레기봉투 좀 버려주세요"
예 2) "경비원 주제에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명령질이야! 내가 누군지 알아!"
예 3) "알바 주제에 어디 손님에게 태도가 이게 뭐야! 당장 사장 나오라고 해~!"
후끈 얼굴이 달아오르는 광경이었다. 이외에 직장 내 갑질과 회사 간 갑질 또한 만연되어 있다. 문제는 내가 '을'의 입장에서 부당함을 당했음에도 위치가 바뀌어 내가 '갑'이 되면 똑같이 행동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는 한국사회의 특이한 '사회계층 구분 기준' 때문이라 생각 든다. 우리나라는 직업, 학력, 재산에 의해 사회계층이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특권의식은 갑질이라는 형태로 그대로 나타난다. 그래서 공사 구분 없이 직장 내에서도 부하직원을 하인 부리듯 하며, 하도급 업체를 마당쇠 대하듯 한다.
갑으로써 당연히(?) 누려야 할 의전이나 대우를 소홀히 할 경우 난리가 나는 것이다. 이런 오만무례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자들이 일명 사회지도층에 많이 있어 이와 관련된 갑질 뉴스를 요즘에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갑질은 유독 우리나라에서 만연한 문화적 사회현상이라 외국 언론에서도 최근까지 계속 '갑질'과 관련된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우리 특유의 정서적 서열관계의 민낯을 보여 주는 것이라 심히 부끄럽게 느껴진다.
나는 이런 '갑질'현상이 생긴 여러 이유 중에서 국영수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한 원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윤리교육, 인권교육의 부재는 "배려"와 "함께"라는 사회 시민의식을 퇴색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
지금의 중고등 교육은 오직 '등수' 제일주의이기에 본인만 국영수 공부를 잘하면 그뿐이다. 기본적 소양과 인격의 함양은 '학력 등급'에 관계없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된 지가 오래되었다. 어린 미성년 때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나라 '갑질'현상과 관련하여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