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주사가 무섭지 않다

by Inna

나는 어렸을 때부터 겁이 많은 아이였다.


나에게는 1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나와 달리 겁이 없고 매사 용감했다.


어릴 적, 예방접종을 위해 엄마는 나랑 동생을 데리고 보건소에 데려갔었다.

간호선생님께서 언니인 내 이름을 먼저 불렀고 나는 무서워서 도망을 다녔다.

그래서 동생이 먼저 예방 접종을 했고 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나도 예방 접종 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나는 무엇보다도 주사가 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이제 주사가 더 이상 무섭지 않다.

병원에서 CT촬영 시 조영제를 넣는 두꺼운 주삿바늘도

수술실에 누워 마취제가 들어가는 그때도 이제 무섭지 않다.


내 어린아이는 나보다 더 무서운 것들을 했다고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였다.


아이는 항암 치료 과정 중 골수검사와 척수검사를 여러 번 진행을 했었다.

골수검사는 바늘을 통해 뼛속의 골수를 채취하는 검사인데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검사이다.


또한, 치료과정 중 항상 가슴에 포트를 달고 살았다.

그 포트는 정맥을 통해 심장 가까이의 혈관까지 삽입되는 관으로

아이의 항암제를 여기를 통해 주입해 치료를 받았었다.


진료 전 혈액 검사는 필수였기에 매번 팔에 채혈을 했다.

아이의 혈관을 얇아 채혈이 어려워 어쩔 때는 3번 정도를 계속 찌른 적도 있었다.


어린 내 아이는 어른들도 견디기 어려운 그 힘든 과정을 다 지나온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맞는 주사, 치료는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최근 나는 갑상선 문제로 갑상선 절제 수술로 입원과 수술을 했고

수술을 기다리는 대기실,

수술방 안에 들어갔을 때의 그 차가운 온도

간호사 선생님들의 분주한 움직임

모든 게 두렵고 무서웠지만

이 과정을 내 아이도 겪었었고 과거의 내 아이도 이렇게 무서웠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우리 아이도 용감하게 이겨냈던 그 모든 과정을 생각하면


나는 더 이상 주사가 무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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