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로 만드는 한식 밑반찬

무생채 대신 파파야 생채

by 세뇰 Lee

파나마 사람들은 무를 식재료로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슈퍼나 가야 구할 수 있는데, 가격도 매우 비싼 편이다. 1kg에 미화 4달러(파나마 통화는 미국 달러 그대로 쓴다) 정도 하는데, 딱 보기에도 맛없어 보인다.

열대지방이어서 그런지 한국 무와 비교하면 수분함량도 많고, 조직도 치밀하지 못하고 단맛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 무생채를 해도 맛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에서 수입되는 무를 쓰는데, 그나마 한국산 무와 비슷하긴 하지만 구하기 더 힘들고, 가격도 좀 더 비싸다.

게다가 무라는 식재료는 현지인들에겐 익숙지 않은 재료이라 썩 좋아하는 반찬은 아니다.


그래서 대체 식재료로 찾은 것이 파파야이다.

파나마에서는 정말 흔하디 흔하고 값싼 과일이다. 심지어 길거리 가로수에도 파파야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어느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는다.


필리핀, 태국 등에서는 과일로서 보다는 채소로 취급한다고 한다. 채소로 사용할 때는 과일이 익기 전 풋과일의 푸른 파파야를 사용하는데, 과육을 채를 썰어 물에 불리고 볶아서 먹기도 한다고 한다.

또, 태국에선 이 푸른 파파야를 채로 썰어 마늘, 고추 등의 양념과 라임이나 피시소스로 버무려 먹는 ‘솜탐’이라는 샐러드 요리가 있는데, 한국의 인기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파나마의 한 카페에서 푸른 파파야를 얇게 슬라이스로 썰어, 상추와 오이 그리고 약간의 다른 과일과 함께 샐러드로 파는데 그것을 사 먹어 본 적이 있다.

다른 야채나 과일과 잘 어울렸었고, 색감도 좋고 식감도 좋아 맛있게 먹었었다.


파파야생채는 나의 순수 창작품은 아니다. 지인이 해 놓은 파파야생채 맛을 보고, 그 맛에 반해, 나도 덜 익은 파파야를 구하게 되면 가끔 하게 되는 반찬이다.

파파야생채를 만들기 위해선 과육이 아주 딱딱한 상태의 아주 덜 익은 파파야를 사용해야 하는데, 파나마에선 파파야 베르데(Papaya verde ; 푸른 파파야)라고 부르는데, 파파야를 채소로 취급하지 않는 파나마에선 이마저도 구하기 쉽지 않다.


파파야 생채는 그냥 무생채 하듯이 같은 양념을 사용하면 된다.

채를 썰고 거기에 적당량의 고춧가루와 마늘, 설탕, 매실청, 식초 그리고 액젓으로 간하면 끝이다.

식감도 아삭하고 색감도 예술이다.

현지인들도 매우 좋아하는 반찬인데, 파파야로 만든 것이라 알려주면 다들 깜짝 놀란다.

단돈 삼사불 이면 식당에서 하루 종일 반찬으로 낼 수 있는 양이된다. 게다가 다음날 먹어도 맛에 전혀 변함이 없거나, 숙성이 돼 오히려 더 맛있어진다.

정말 가성비 쩌는 반찬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파파야를 사다 주면 기겁을 한다. 과육이 너무 단단해서 채로 썰기가 매우 힘들고 가끔 손을 다치기도 해서이다.

그래서 요즘은 가성비 좋고 손님 반응도 좋은 맛있는 반찬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내놓지 못하는 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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