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는 것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유난히 그 상처들에 취약할 때가 있다. 아주 작은 상처도 내 안에 크게 생채기를 낼 때가 있다. 상처란 항상 주관적이다. 내 마음이 안 좋을 때는 온 세상이 나에게 등을 돌린 것 같고 모든 사람들이 나와 멀어지는 것 같다.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살면서 이런 순간들이 꽤 종종 온다.
지금 흔들이는 이유 : 삶의 방어막
처음 이런 감정들을 느꼈을 때는 아주 많이 버거웠다. 나의 세상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다. 유튜브에서, 블로그 글들에서 아무리 나와 같은 사람을 찾고 위로해 봐도 그때뿐이었다. 내 상황과 비슷한 노래를 들어도 거기서 받는 위로는 그때뿐이었다. 그 짧은 4분짜리 노래가 끝나면 다시없는 힘을 쥐어짜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눈에 보여 아득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그 어떤 사람들의 말도, 절절한 노래 가사도 더 이상 효엄이 없을 때가 왔다.
정말 많이 힘들 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는 지금 왜 이렇게 힘든가. 삶의 방어막이 없어서 그랬다. 나는 나로서 너무 취약했다. 내 삶에서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없었고 행복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저 태어났으니 살아가고 있었다. 자신의 인생에 선택권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절망적인 것이다. 내가 단단히 서 있지 못했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에 쉽게 흔들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너무나도 간단히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귀결되었다. 남들은 살면서 한 번쯤 해본다는 생각을 한때는 거의 매 순간 하며 살았다.
진짜 강한 사람이 되는 법
힘든 시간을 견뎌오면서 느낀 게 있다. 이 비슷한 힘듦은 앞으로 살면서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크게 느껴지고 작게 느껴지고는 당시의 내 상태가 얼마나 괜찮냐에 따라 다르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이와 비슷한 크기의 힘듦이 찾아왔을 때 내가 좀 더 단단해진다면 그때는 덜 아프게 지나갈 수도 있다. 그리고 또 그것과는 별개로 나이를 먹다 보니 이제 알게 된 것이 있다. 아무리 힘든 날도 아무리 힘든 감정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세상을 살수록 더 절실히 체감하게 된다.
진정 강한 사람은 상처를 안 받는 사람이 아니다. 주변에 모두 좋은 사람만 있고 좋은 일만 인생에 일어나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바꿀 수 있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다. 외유내강 이란 말이 있다. 혼자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그 사람을 쉽게 망가뜨릴 수 없다. 이기적이더라도 스스로의 행복을 먼저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서 좀 더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나' 로만 꽉 채워진 삶
앞으로도 세상일은 그저 그렇게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더 이상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니면 된다. 상처란 사실 타인의 감정이 아닌 나의 감정에 의해서 받는 것이다. 타인의 말과 행동이 나에게 닿아 불러일으킨 내 감정들의 소용돌이가 송곳이 되어 나를 찌르는 것이다. 그 감정들에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면, 굳이 감정의 소용들 이를 만들어 내지 않을 수만 있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내 인생에서 '내가' 빠져 있으면 타인의 어떤 것에 의해 더 좌지우지된다. 내가 빠진 그 자리에 자꾸 외부의 잡음이 끼어든다. 내 삶을 '나' 로만 꽉 채우자. 그 누구도, 그 어떤 잡음도 들어올 틈이 없게. 그리고 단 하나의 거짓 없이 확실하게 말한다. 당신의 삶에도 좋은 날이 반드시 찾아올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