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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기복이 May 02. 2022

직장 생활을 대충 해야 하는 이유

직장은 돈을 버는 곳일 뿐

직장 생활은 한석율처럼?



직장 생활은 철봉과 같다. 최대한 오래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 말인즉 턱 끝까지 숨이 차오르게 하면 안 된다는 거다. 그렇다면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높은 철봉을 선택하길 원하면 그만한 체력을 키우면 된다

2. 그냥 쉽게 낮은 철봉을 택하면 된다.




첫 번째, 높은 철봉을 선택한 사람들은 욕심이 많은 사람일 거다. 직장에서 자신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어느 정도 포지션도 잡고 싶은 사람이다. 경험상으로 볼 때 이런 사람들은 보통 성격 자체가 완벽주의자이거나 일과 라이프가 거의 하나인 사람들이 많았다. 두 번째는 그냥 다니는 사람이다. 직장을 다녀야 하니까 다니는 사람이다. 딱히 이곳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도 없고 특별한 의미를 두지도 않는다. 이 사람들은 조용히 출근했다고 조용히 퇴근한다. 이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는 본인의 자유이다. 그런데 나는 두 번째의 길을 가기를 추천한다.








잘하려고 할수록 못하는 아이러니


나는 둘 다 경험해 봤다. 처음 직장에 들어갈 때는 첫 번째였다가 지금은 두 번째로 내려왔다. 보통 이런 경우도 많다. 처음에는 한가득 부푼 마음을 품고 시작했지만 점점 직장의 현실을 보고 치이다 보면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것을 좋아했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했고, 내가 제일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몸을 갈아 넣었다. 하지만 잘해야지 하는 마음 때문에 나는 실수를 많이 했다. 그렇게 실수를 하고 나면 나 자신을 하루 종일 자책했고 그럴수록 일할 때 더 긴장이 돼 실수가 잦아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더 많은 일을 해내고 싶었던 나는 마음은 급했고 그럴수록 차분하지 못하고 꼼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날이 지속될수록 신경도 예민해졌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일하는 시간이 지옥 같았다. 시간이 지나서 결국에는 일 잘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허탈했다. 주변에 나랑 비슷한 연차인 사람들을 보면 처음부터 호들갑 떨지 않고 여유롭게 일했어도 시간이 흐르면 그 일이 몸에 익어 잘하게 됐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왜 그렇게 일했나 생각했다. 다 욕심 때문이었다. 잘하고 싶은 욕심. 그게 문제였다.



처음에 같이 일했던 상사는 빠른 것을 중요시하는 상사였다. 그래서 그 스피드에 맞추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다. 빠르고 정확하게라니 배달의민족도 아니고 나로서는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상사 눈에 들려고 꾸역꾸역 해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도 보니 나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꽤 빠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지내다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 팀의 상사는 정반대였다. 느긋했다. 성격도 느긋했고 일하는 것도 느긋했다. 살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난 그곳에서도 또 욕심을 냈다. '여기서도 인정받자' 내 욕심과 빠르게 일하던 습관이 결합되어 결국 또 실수를 했다. 그런데 좀 중한 실수였다. 결국 난 인정받으려고 하다가 신뢰를 잃었다. 그때 그 상사가 말했다. 빠르게 하는 것보다 꼼꼼한 게 더 중요하다고. 꼼꼼하지 않으면 결국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고. 정말 속상했다.




잘하려는 욕심을 놓아라


지금 나는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을 포기했다. 일을 빠르게 하면서 정확하기까지 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러지 못함을 인정했다. 스스로 내려놓았다. 그리고 주위를 봤더니 느리지만 실수가 거의 없는 사람들이 보였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장기적으로는 더 인정받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차분함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혼자 튀어서 인정받으려고 하기보다는 같이 일하는 법을 배웠다. 내가 바쁘면 내가 혼자 다 하다가 실수를 하는 것보다는 부탁을 하는 편이 나았다. 그렇게 일하다 보니 그런 차분한 분위기가 점점 자리를 잡았고 실수도 많이 줄었다.








직장을 그냥 다니는 사람들


처음부터 긴장하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에 솔직하고 모르면 물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괜히 신입이 모르는 것을 자기 혼자 잘못 처리했다가 나중에 문제라도 생기는 것을 윗사람들은 더 싫어한다. 이런 사람들의 회사 생활은 평탄하다. 오래 일했던 사람도 나갈 때까지 무탈하게 일하다가 나갔다. 심지어 본인도 회사일이나 사람들로 스트 레스를 별로 안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직장에 딱히 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곳을 자신의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어보면 다들 그냥 다니는 날까지 다닐 거라고 말한다. 그러니 일을 잘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으며 중압감도 적다. 여기는 그저 자신이 돈을 버는 곳일 뿐 이 이상도 이하의 의미도 두지 않는다. 직장에서 자기계발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진짜 인생은 퇴근 후 펼쳐진다.






직장에서 자아를 찾으려고 하지 말 것


직장은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 말은 각자 다른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실제로 리더가 코칭을 할 때에도 그 사람의 성격을 고려해 코칭 해야 한다고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꼭 불타오르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람만이 일잘러 로 인정받는 곳이 아니다. 좀 느리지만 차분히 일하는 사람도, 서류작업은 잘 못하지만 발표를 잘 하는 사람도 나름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는 멀티 플레이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이런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할 줄 안다 지 여러 가지를 잘한다는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욕심이 아니라 책임감이다. 직장에 있는 순간만 최선을 다하면 된다. 괜히 직장에서 자아를 찾으려고 하지 말자. 우리의 인생은 회사가 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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