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란 무엇인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능에 대해 참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재능이란 무엇인가. 확실히 누구나 타고난 것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나의 경우 수리적 능력은 잼병이다. 수학은 아무리 하려고 해도 하고 싶지도 않고 늘지도 않는다. 흥미를 가져도 오래가지 못한다. 점수로 놓고 말하자면 나는 그걸 끝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더불어 공간적 능력도 떨어진다. 그래서 지리 과목을 싫어했다. 나는 지리를 하기 싫어 이과를 갔다. 물론 생물과 과학 과목에 흥미가 있어서도 했지만 수학을 못하는 내가 이과를 선택하면서 나는 계속 힘들어야 했다. 이과는 과학이 중심이 아니라 수학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대학을 가도 무조건 수학은 해야 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학이 끝까지 나를 따라다녔다. 어디 그것뿐인가. 수학을 싫어해서 물리도 싫어했는데 대학을 가니 물리가 필수과목이었다. 최악의 조합이었다. 교양시간에 국어국문학과 학생들과 수업을 듣는데 이럴 거면 취업이 어려워도 문과를 갔을 걸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재능이 없는 분야가 또 있었는데 바로 음미체이다. 특히 미술하고 체육을 전혀 재능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음악은 듣는 건 좋아했지만 음악 수업 시간은 싫어했다. 콩나물들이 싫었다. 콩나물 대가리 그리는 것도 싫었다. 그런데 또 피아노는 엄청나게 좋아했다. 지금도 그렇다. 피아노는 학원 원장님한테 재능이 있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그렇게 음미체의 실기는 잘 못했지만 그래도 이론은 재미있어서 점수가 곧잘 나왔다.
반면에 나는 언어에는 소질이 있었다. 국어시간을 제일 좋아했고, 다른 언어들도 소질이 있다는 말을 듣곤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어를 좋아했다.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읽는 것도 좋아했다. 인풋과 아웃풋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성인이 되어서는 취미로 음악을 배워보았다. 노래가 뭐 그렇게 어려워 생각했지만 노래는 타고나는 것이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하지만 오랫동안 노래에 빠져있었던 탓에 그나마 귀가 좀 트였고 그래도 많이 발전했다. 처음에는 음조차 맞추지 못했고 소리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 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재능의 다른 말
최근에는 재능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아니 거의 하지 않는다. 이제 재능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는다. 내가 살면서 경험하고 거기에서 느낀 것을 토대로 어느 정도 나만의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분명 타고난 영역이 있다. 타고남이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을 모차르트 같은 천재적인 재능을 기준으로 한다면 불편하다. 오직 그것만이 재능이라고 한다면 이 세상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진다.
재능의 유무를 따지는 가장 큰 경우가 자신의 꿈을 정할 때라고 생각한다. 평생의 난제는 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이다. 그동안 못 내렸던 이 질문의 대한 대답을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그것을 업으로 가질 수 있냐는 질문을 한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일단 자신이 그것을 좋아해야 하고 배웠을 때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이고 그것을 계속할 수 있는 열정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재능이 있는 것이다. 앞서 실력이 늘어야 한다고 했지만 설사 그게 더디더라도 그럼에도 계속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것조차 재능이라고 본다. 그 재능으로 성공까지 하고 싶다면 어릴 때부터 일찍 한 길만 팔수록 그 확률은 더 높아진다. 딱 여기까지가 재능의 영역이다. 그리고 재능의 다른 말은 관심과 열정이다.
누군가는 재능이 없는 분야에서 시간낭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재능도 없고 열정도 없으면 시간낭비다. 재능은 노력을 해봐야 안다. 재능과 열정이 있는 분야라면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신념과 확신이 있다면 결코 그 길은 시간낭비가 아니다. 재능이 있나 없냐는 고민할 시간에 노력을 더 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그 고민으로 인해 브레이크가 걸리고 더 이상 노력을 하기 싫어진다면 그것이 정말 재능이 없는 것이다.
주변에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두 가수가 되지는 않는다. 타고 남은 분명히 있지만 자신이 그쪽에 뜻이 없거나 그래서 더 이상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어릴 때처럼 재능이 있냐 없냐로 고민하지 않는다. 무엇을 해도 힘들다.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 재능보다 관심이 더 중요하다. 관심이 있는 분야는 계속 탐구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매일매일 발전할 수밖에 없다. 내가 재능이 있는 분야와 재능이 전혀 없는 분야에서 오랫동안 노력해 보고 내린 결론은 그렇다. 재능이 전혀 없는 분야도 계속 연구하면 결국 실력이 는다는 것이다.
최선의 선택을 오랫동안 꾸준히 하세요
너무나 상투적이고 잘 알려진 말이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그것을 될 때까지 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예전의 나는 기간을 정해놓고 이때까지 이것을 못 이루면 나는 루저고 포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선을 포기하고 차선을 택하고 그 차선도 안되면 포기하고 또 차선을 택하면서 점점 내려가다 보니 남는 게 최악이었다. 결국 최악의 선택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차선을 택하면서 선택을 바꿀동안 최선의 선택에 시간을 쏟았다면 뭐라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확신이 생겼다면 그것을 하는 것이 맞다. 실패는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꽝 무서워서 복권 안 긁는 사람이 어디 있냐 라는 말처럼 인생에서 꽝을 뽑는 것을 무서워할게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