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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기복이 May 26. 2022

윗사람도 아랫사람 눈치 봅니다

중간 관리자가 힘든 이유

리더가 얼마나 힘들게요~?



누구나 승진을 원한다. 위로 올라가면 월급도 오르고 좀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내가 안 올라갔을 때 가능한 꿈이다. 기쁨과 희망은 잠시다. 일단 일이 갑자기 10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책임감도 막중해진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부끄러워지는 단계다. 물어보면 " 연차가 얼만데 아직까지 이것도 몰라?"라는 말이 나온다. 이 모든 건 당연한 일이다. 워라밸은 저 멀리 도망간다. 그리고 퇴사는 더 가까워진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몰라도 사원일 때보다 퇴사 고민을 더 진진하게 하게 된다.








윗사람도 아랫사람 눈치 봅니다


말단 사원일 때는 위로 올라갈수록 눈치를 덜 보는 줄 알았다. 내 위로 너무 많은 직급들이 있고 그 한 명 한 명 눈치를 다 봐야 하니까 힘들었다. 그래서 그것 때문 에라도 빨리 올라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위로 올라가면 눈치 볼 사람이 한 명은 줄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눈치 볼 사람이 더 많아졌다. 나와 같은 직급이었던 사람들,  그 여러 명의 사람들이 이제는 내가 눈치 봐야 할 사람으로 바뀌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그들과 나는 같은 고민을 나누던 사람들이었다. 같이 직장 상사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젠 그들의 고민거리에 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이런 일이 있었다. 그날 일이 많아 나와 아래 직원 한 명이 남아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직원이 혼잣말로 " 오늘 왜 이렇게 힘들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순간 나한테 하는 말인가 하는 생각에 괜히 마음 졸였다. 그냥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 그렇게 말했을지 모르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들이 지나갔다. ' 나 때문인가?' / '내가 일을 더 빨리 끝내고 도와줘야 하나?' /' 빨리 퇴근시켜야겠다..'  등등...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렇게 눈치 보게 되는 직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 게다가 중간 관리자는 부하직원 눈치 + 같은 직급의 동료들 눈치 + 윗사람들 눈치까지 봐야 하니 죽을 맛이다.




요즘 세상엔 상사가 을이다


이제는 상사라고 무조건 갑의 위치가 아니다. 직장 내 신고 제도도 잘 되어 있어 여차하면 신고당하는 사람도 여렷 봤다. 요즘엔 오히려 아랫사람이 갑인 경우가 많다. 피드백을 할 때에도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조심 또 조심한다. 나도 아랫사람일 때 느꼈던 것을 그들에게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 보니 이렇게 부드러우면서 신뢰를 주는 관리자가 되기란 쉬운 게 아니다. 분명 내가 그동안 봤던 관리자는 카리스마가 있었는데 막상 본인은 물렁한 관리자가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


내가 봐 왔던 다수의 리더들은 '인자한 리더'의 모습을 버리고 회사의 편에 서서 직원들을 다그쳤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리더란 어느 편에도 서서는 안 된다. 굳이 편을 따져야 한다면 무조건적인 회사 편보다는 올바른 판단으로 직원들을 감싸줄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건 마치 상상속에 존재하는 해태상과 같은 리더상이다. 카더라 통신으로 들은 이야기로는 그런 사람이 있었는데 직원을 감싸다 결국 좌천되었다 라는 말을 들었다. 부침용 두부와 같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없는걸까? 단단하지만  포슬한 두부인 것처럼 말이다.








윗사람들도 아랫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어 한다. 사이가 좋던 말던 신경 안쓰는 꼰대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다. 왜냐면 그들도  아랫사람들의 서포트가 없다면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 또한 함께 일했을 때 힘들지 않은 관리자가 되어주고 싶다. 리더가 이렇게 무거운 자리임을 전에는 몰랐다. 직원들의 역량에 맞게 업무 분배를 해줘야 하고 맘에 안들어도 직원들을 다독이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회사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로 올라갈수록 더 이상 '나는 나 회사는 회사'라는 분리가 되지 않는다. 회사는 직책을 준 만큼 많은 것을 바란다. 차라리 돈을 덜 받고 일을 덜하겠다는 그 말을 이제는 이해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회사를 다닌다면 한번쯤은 리더의 자리에 올라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확실히 커리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한 차원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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