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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기르세요

by 감성기복이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대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 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

-미생-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사라지고 있다. 일이 고되져서 그런 것도 있겠다마는 이제야 내 저질 체력이 빼꼼 얼굴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난 항상 정신을 다그쳤다. 아무리 힘든 환경에서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원하는 것을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신념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처참히 깨진다. 이제는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는 말을 믿는다. 내가 이렇게 잠에 지배되어 본 적은 처음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밤만 되면 쌩쌩했다. 새벽 3시를 넘기는 일은 다반사였다. 이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혹시라도 한번 밤을 새우면 며칠 동안 회복이 안된다. 전에는 다음날 잘 자면 금방 괜찮아졌는데 말이다.








내가 체력을 기르는 이유


브런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1일 1 글'을 쓰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현실은 집에 돌아오면 누울 자리부터 찾기 바빴다. 순전히 욕구에만 반응했다. 먹고 싸고 자고. 욕구가 이성을 이겼다. 머리로는 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나는 성장욕구와 성공에 대한 동기부여도 강한 사람이다. 하지만 생존 욕구가 그 모든 것들을 이겼다. 유 윈. 씁쓸하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니 세상도 아무 반응이 없었고 그저 매일 똑같은 하루들이 반복되었다. 덕분에 누워서 유튜브 보기에 달인이 되었다. 어느 유튜버의 몇십 편에 달하는 브이로그를 한 달 사이 다 봤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그래 이 정도면 이제 반성할만하다.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을 등록했다. 진짜 큰맘 먹고 말이다. 직장인들에게 운동은 필수이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 퇴근하고 운동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자기 관리 끝판왕의 직장인이다. 이렇게 말했는데 사실 다들 그렇게 살고 계신 거 아니겠죠...? 무튼 거금들 썼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체력을 기르고 싶었다. 나한테 투자하는 거니 아까운 게 아니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그래. 옷이나 가방을 사는 것보다는 이게 나을 거야. 하지만 둘의 차이는 분명하다. 옷이나 가방은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지만 운동은 바로 보상을 주지 않는다. 매일 갈 때마다 전신 거울을 보지만 변한 건 딱히 없다. 체력도 여전히 후 달린다. 그래도 먼 훗날의 나를 위해 오늘을 투자해본다.









모든일이 그렇다. 전반전도 중요하지만 후반전도 중요하다. 때로는 '막판 스퍼트' 가 승부를 좌우할 때도 있다. 나는 항상 시작은 잘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끈기아 지구력이 부족하다. 금방 지친다. 모든 것은 꾸준함이다. 당장 결과가 나오는 일은 없다. 이제 체력의 보호가 없는 정신력은 믿지 않는다.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체력을 기르자. 나를 그곳까지 데려줄 힘을 말이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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