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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틀무렵 Jul 12. 2022

삶의 색깔

삶이란 까맣게 태어나 하얗게 스러지는 것이 아닐까?

오늘 잠자리에서 눈뜨자,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까만색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색이다.

빛을 흡수함이 그렇고, 또 블랙홀도 그렇고.     



어릴 적은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먹는 것, 보는 것, 느끼는 것, 배우는 것, 생각, 관념, 호기심.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다는 블랙홀처럼, 모든 것은 흡수되고 소화된다,

한껏 물먹은 스펀지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흡수하며, 또는 뱉어내면서, 

점점 더 흡수보다는 스스로 뱉어냄이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닐까?     


그리하여, 어느 스펙트럼도 흡수하지 못하는, 순수한 하얀색처럼, 

모든 것을 반사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의 마지막이 아닐까?         

 


나는 어디쯤일까?

나는 지금 하얀색으로 가는 중간을 조금 넘은 어디쯤의 회색이다.

회색은 극과 극 사이의 어정쩡함을 표현하는 색이다. 회색분자, 회색지대.     


그러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의 장점만을 취하는 중간의 넉넉함을 

표현하는 색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까만색에 하얀색이 좀 더 많이 섞인 그 정도의 명도(明度).

조금은 하얀색에 가까운 그 정도의 회색을 지나고 있을까? 

아니면 반반일까.      


까만색이나, 하얀색이나, 회색이나 無彩色의 공통.

우리네 삶이란 늘 그런 것인가 보다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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