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의 왕으로 훌륭한 조각가이기도 했습니다.
키프로스의 여인들은 나그네를 박대하였다가 아프로디테의 저주를 받아 나그네에게 몸을 팔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피그말리온은 여성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어 결혼할 마음이 들지 않아 혼자 살았습니다.
그러나 맘속에는 언젠가는 자신도 사랑이라는 것을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여인의 나체상을 상아로 조각하기에 이릅니다.
실물 크기의 이 여인상은 세상의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습니다.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에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랑하게 됩니다. 아프로디테 축제일에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 같은 여인을 아내로 삼게 해 달라고 기원하였으며 그의 간절한 소망에 감동한 아프로디테는 결국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피그말리온은 인간이 된 갈라테이아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빗대 누군가를 향하거나 무언가를 향한 기대나 예측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합니다.
잘한다 잘한다 하면 더 잘하게 되고 , 못한다고 자꾸 구박을 하거나 눈치를 주면 더 위축되어 결국은 못하게 되는 그런 일들은 많이 보아왔을 것입니다.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젠탈(Rosenthal)과 제이콥슨(Jacobson)이 1968년 발표한 교육 연구 자료에 의하면 교사가 어떤 학생에게 ‘저 아이는 장차 성적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 그런 기대를 받은 학생은 실제로 성적이 올라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연구 결과는 참으로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험을 돌이켜 보더라도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여러 선생님들을 겪었고 그러면서 자신이 모든 선생님들 앞에서 한결같지 않다는 느낌을 한 번쯤은 가졌을 것입니다.
어떤 선생님 앞에서는 공연히 주눅이 들거나 위축이 되고 어떤 선생님 앞에서는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거나 행동이 단정해집니다.
꼭 선생님뿐만이 아니라 친구나 일로 맺어진 사람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친구에게는 굉장히 너그럽다가도 어떤 친구에게는 사납게 인상을 찌푸리곤 합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행동이 그리 되는 듯합니다.
저 선생님은 나를 단정치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이상하게도 그 선생님 앞에서는 단정치 못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이 말이죠.
반대로 저 친구는 나를 참 의젓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로 그 친구 앞에서 만큼은 더할 수 없이 의젓해지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미루어 볼 때 한마디의 칭찬이나 믿음 따위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넌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구나, 혹은 그럴 줄 알았어, 어련하겠냐.. 등 힘 빠지는 한마디가 사람을 작게 만드는 일입니다.
’ 나는 어쩔 수 없어 ‘라는 생각이 굳어지기 전에 ’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일이야 말로 아주 쉬우면서도 간단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스스로에 대해 체념하거나 부정적인 자아 개념을 가지고 있거나 하는 것보다는 기대와 신뢰를 받고 있다는 느낌 자체가 힘이 되고 발전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누구나 경험해 보았겠지만 한마디의 칭찬과 격려는 없던 힘까지 쑥쑥 생겨나게 하는 마력 같은 힘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격려와 칭찬은 사랑이라는 기본입니다.. 세상 모든 것을 끌어안을 힘은 없더라도 내 가족이나 주위를 살펴보고 작은 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그들을 격려하고 북돋아주는 용기를 내었음 합니다.
로젠탈과 제이콥슨의 연구는 이른바 ’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이론을 교육 현장에서 검증한 것이었습니다. '자기 충족적 예언' 이론이란 '어떻게 행동하리라는 주위의 예언이 행위자에게 영향을 주어 결국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이론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다른 말로 '피그말리온 효과'라고도 합니다.
생명이 없던 조각상마저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해주어 생명을 불어넣은 피그말리온처럼 온 세상이 피그말리온 효과로 가득해서 서로에게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되고 사랑이 되고 힘이 되어 가뜩이나 어려운 이 시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모티브로 전환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