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몸집으로 자라는 나무 중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고원지대인 세코이아 국립공원에 있는 세코이아 제너럴 샤먼의 나무는 키가 약 84m에 지름이 11m 둘레가 자그마치 31m로 엄청남 크기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강풍으로 유명한 지역인데, 대부분의 나무들이 강풍을 이기지 못해 넘어지거나 뿌리째 뽑히는데 이 나무는 어지간한 강풍은 견디어낸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도 키가 클수록 비바람을 맞기 쉽고 강풍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뿌리가 어지간히 깊은가 보다 생각하겠지만, 식물학자들이 이 나무의 뿌리 깊이를 조사했는데 의외로 땅에 얕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고 했는데, 일반 상식이 깨지는 순간이겠지만 이 나무가 오랜 시간 강풍을 이기며 거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군집을 이루면서 서로의 뿌리가 뒤엉켜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 한그루의 나무가 강풍을 이겨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모진 바람을 이겨내려면 뿌리를 최대한 깊이 내려야 합니다. 아니면 세코이아 나무처럼 군집을 이뤄 서로서로를 지탱해 주면 됩니다.
한그루의 나무로는 의미가 없겠지만, 많은 나무들의 뿌리가 엉겨있을 때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그러기에 얕은 뿌리로도 수십 미터 크기로 성장하면서 강풍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한 사람의 능력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려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야만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한 사람의 뿌리 깊음보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는 것. 우리가 조그만 즐거움에도 커다란 기쁨을 얻는 것이며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최초의 서민 출신 황제 유방이 천하를 다스릴 수 있었던 것은 장량이나 소하, 한신이라는 걸출한 인물들을 제대로 부릴 수 있었던 능력이라는 것을 초한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때라는 것은 무심코 찾아옵니다. 그리고 결국 무략이 아니라 지략으로 싸움의 승패가 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심코 안달하다가는 제 형태를 찾아볼 수 없고 올바른 방향성 또한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도 알아갑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유연한 사고와 시간의 조급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최고의 덕목이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요즘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몸을 쉬이고 또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듯, 한 여름 뜨거운 태양아래에서라도 우리가 두렵지 않은 것은 태양보다 뜨거운 열정과 용기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함께라는 단어가 절실해지는 시간입니다.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사실, 알고 있지만 편히 잊고 사는 것. 함께 할 때 비로소 그때가 온다는 것, 가을엔 그 함께를 챙기며 살아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