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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Mar 07. 2024

에피소드

팀원들과의 여행

공장이 돌아가고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어가는 동안 힘들고 어려웠지만 하나하나 헤쳐나가면서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꼈다. 그리고 팀원들 다같이 힘을 모아 해냈다는 것에 모두들 만족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제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공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기에 팀원들 모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본사로 돌아가 또 다른 일을 시작해야 했다. 나는 끝까지 남아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풀고 가야 했다. 나만 남고 다 떠나는 것이었다.


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메니져님께 다같이 휴가를 달라고 요청했다. 너무 고생한 팀원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었다. 메니져님도 같이 가자고 했지만 젊은 사람들끼리 다녀오라며 우리를 배려해 주셨다.


나도 처음으로 공장을 돌려보는 것이지만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설계에서 시운전으로 와 고생한 친구, 내 옆에서 항상 나의 손발이 되어준 후배,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들보다 더 카리스마 넘치게 일했던 후배, 어려웠지만 혼자 유지 보수를 담당했던 아끼는 동생까지. 모두들 낯설고 힘든 일을 묵묵히 해 나갔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12일 동안 파타야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고, 패러글라이딩도 하며 태국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쌓았다. 처음 프로젝트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에피소드들이 우리의 만찬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고, 바닷가에서 장난치며 놀면서 더 뜨거워진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해외현장에서 근무한다는 것.

바로 사람을 남긴다는 것 같다.


해외현장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하루종일 일만 하며 같이 지내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마음은 나날이 커져갔다. 그렇기에 프로젝트가 끝나도 함께했던 사람들은 내 곁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본사로 복귀했어도, 다른 부서로 갔어도, 다른 회사로 갔어도 이때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해외현장에서 내가 받은 아주 값진 선물이다.


여행을 마치고 한 명 한 명 한국으로 복귀를 하고 우리 시운전팀에서 나 혼자 남았다. 하지만 외롭지 않았다. 이 친구들이 항상 내 옆에 있었기에. 함께 일을 하며 쌓은 추억과 함께 여행했던 추억들이 홀로 남아있는 나에게 외로움이라는 친구를 곁에 둘 수 없게 만들었다.


지금은 다 뿔뿔이 흩어졌지만 다시 모일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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