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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Aug 29. 2024

'격' 출간 이야기

기자 : 안녕하세요.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죠? 장마가 끝나고 너무 더워서 너무 힘들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더울 수가 있죠?


나 : 안녕하세요.

예. 맞아요. 정말 많이 덥더라고요. 그래도 주말에 계곡 근처에 있는 수영장에 다녀왔는데 정말 시원하고 좋더라고요. 폭염주의보였는데도 더운 줄 몰랐어요. 계속 물에 들어가 있어서.^^


기자 : 부럽네요. 전 나갈 엄두가 안나던데. 그래도 집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켜놓고 전도 부쳐먹고 김밥도 만들어먹고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지난주에 이야기했던 가족에 관해서 계속 생각났거든요. 소소한 행복. 주말 동안 남편, 아들과 함께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나 : 듣기만 해도 행복하네요. 큰 이벤트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정말 사소한 자그마한 일들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기자 : 예. 정말 요즘 작가님 인터뷰를 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지 정말 기대돼요. 저 손수건 챙겨 왔어요. 지난주에 살짝~ 울컥했거든요.ㅎㅎㅎ


그럼 어서 이야기 들려주세요.



오늘은 작가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작가님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볼게요. 작가님의 과거 이야기를 해주세요.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까요? 고민되네요. 그럼 저 장광영이라는 사람이 만들어진 20대 이야기 들려드릴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했어요. 대학생이 되자마자 운전을 했고 친구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죠. 하지만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호주자전거 여행이에요. 이 여행 이후로 제 인생이 180도 달라졌거든요.


호주자전거 여행이라. 조금은 생소하네요. 그 당시라면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많이 가던 시기였는데요. 제 친구도 갔었거든요. 그런데 작가님은 그 넓은 호주를 자전거로 여행하셨다는 거예요?


예. 정말 무작정 갔어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자전거 여행 책을 한 권 읽었는데 그때의 감동이 제대 후 복학을 해도 잊혀지지가 않는 거예요. 그리고 자꾸 이런 말이 생각나는 거예요.


내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일을 하나 만들자


그 당시 집안이 어려워 복학하자마자 일주일 만에 다시 휴학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마트에서 매장관리도 하고 배달도 하고 거의 쉬는 날 없이 일을 했어요. 매주 하루 쉴 수 있었는데 돈 벌려고 거의 쉬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8개월을 일하고 제 통장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1,0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만들었어요. 얼마나 기쁘던지. 통장에 뽀뽀하고 껴안고 난리가 아니었죠.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모은 돈으로 자전거를 사고 캠핑 장비를 샀어요. 돈을 아끼기 위해 이동은 자전거로, 잠은 텐트에서, 먹는 건 마트에서 사서 직접 해 먹는 걸로 정했거든요.


와우~ 정말 멋지네요. 그럼 설마 혼자 가신 거예요?


예. 같이 갈 친구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혼자 해보고 싶었어요. 2달 동안 자전거만 탄다는데 누가 같이 가겠어요.ㅎㅎㅎ


그렇게 호주 자전거 여행이 시작되었고 약 2달간 3,700km를 넘게 달렸어요. 호주 남쪽 애들레이드부터 호주 동쪽 브리즈번까지. 하루에 100km씩 꼬박 달렸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때 호주도로가 저희랑 반대인 것을 몰랐어요. 일본처럼 되어 있던 거예요. 대부분 자전거 여행자들이 해안선을 따라 차가 다니는 방향으로 다니는데 전 반대로 달렸던 거예요. 처음에 호주에 도착해서 당황했지만 이게 저에게는 더 큰 기회가 되었어요. 바로 아래로 내려오는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을 많이 만난 거예요. 그들과 같은 방향으로 갔으면 만나지 못했을 그들을 저는 다 만난 거죠.


웃기네요. 알아보지 않고 갔던 게 더 큰 추억을 남겨주다니. 그럼 호주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어떤 거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호주사람집에 었던 거예요. 두 번 호주 사람 집에 었는데 다 우연히 그렇게 됐어요.


첫 번째는 시골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제 앞에 차가 서더니 위험하다며 자기 집으로 가자는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겁도 없이 따라갔던 거죠.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겁이 많아 같이 가지 않았다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지 못하는 거였더라고요. 그곳에서 같이 장도 보고 저녁을 해 먹고 다음날에는 같이 낚시도 가고. 그런데 낚시가 물고기 잡는 낚시가 아니었어요. 물속으로 들어가 랍스터랑 전복을 잡아 오시는 거예요. 평생 처음으로 먹어본 랍스터가 자연산에, 직접 잡은, 그것도 잡자마자 바로 바닷가 앞에서 버터에 구워 먹었으니. 지금 생각하니 군침이 도네요. 이렇게 특이한 경험을 하니 나중에는 '제발 누가 나한테 집에 가자고 해주라.'라고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웃기죠?^^


두 번째 집은 공원에서 쉬고 있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자기네 식구들 휴가 가는데 같이 가자는 거예요. 오예! 전 마다하지 않았죠. 이번 초대는 첫 번째와 완전 달랐어요. 가족모두가 호주 해안가 별장에 놀러 가는 건데 저를 초대한 거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나도 저럴 수 있을까?' 고민되는데 그분은 거리낌 없이 저를 집으로 초대해 주셨어요. 사모님도 계셨고 아들과 딸도 있었는데 다들 저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거예요. 정말 가족 같은 느낌? 혼자 여행 다니느라 외롭고 힘들었는데 이분들이 저를 포근히 안아주셨어요. 아침에 일어나 다같이 모닝커피를 마시고 같이 점심을 먹고 밖에 나가 물놀이를 하고. 정말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펼쳐진 거예요. 그분들이 정말 보고 싶네요.


정말 멋져요. 저도 누군가가 자기네 집에 가자고 하면 무서워서 못 갈 것 같은데. 역시 젊으니까 좋네요. 20대라.... 그립네요.ㅎㅎㅎ


이렇게 호주에서의 좋은 기억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소심하고 조용했던 저에게 이 경험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어요. 그 용기로 책도 쓴 것 같아요.^^

 

이 경험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만들어 주었고 실제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어요. 한번 나가면 너무 오래 있다 오는 게 문제지만요. 아직도 이때를 생각하면 힘이 나요.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증명해 보인 거니까요. 정말 지금도 힘들 때마다 그때를 생각해요. 그러면 힘이 나거든요.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네요. 사람은 인생에서 몇 번의 터닝포인트가 온다고 했는데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의 터닝포인트였네요. 저에게 터닝포인트는 뭐였을까요? 음...... 별로 특별히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곧 오겠죠?ㅎㅎㅎ

그럼 이 기운을 가슴속에 꼭 품고 사는 지금의 작가님은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의 저는 가족들을 위해 살아가는 남편이자 아빠죠. 가족이 제 전부이니까요. 혼자 있었을 때는 저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고민하살아가고 있어요.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죠. 이러한 생각이 저를 계속해서 끌어당기는 느낌이에요. 제 꿈에 가까이.


회사 출근 전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하고,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글을 쓰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할 때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집에 와서는 시아와 함께 공부하고 책 읽고.


이렇게 하루를 보내요.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저에게 너무 소중해요. 그 시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요. 즐거워요. 하루하루 제가 발전해 나간다는 느낌도 들고 이것으로 인해 우리 가족의 삶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책을 출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너무 부지런하시네요.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겠는걸요?^^

맞아요. 작가님께서 이렇게 부지런히 노력하신 결과로 이렇게 멋진 책이 나온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가족분들이 행복해하셨잖아요.


예. 맞아요. 책이 나오고 아내와 시아가 엄청 좋아했어요. 아내의 고맙다는 한마디, 시아의 감동적인 눈물이 저를 더 힘나게 만들었죠. 지금의 저는 아내와 시아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식물과 같아요.


시들지 않고 계속해서 커나가는 

자라면서 맛있는 열매를 맺고

그 열매는 다시 아내와 시아의 행복을 위해 전달되죠.


손수건을 꺼낼 때가 된 것 같은데요. 점점 감동이 밀려와요. 가족을 생각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정말 감동적이에요. 그럼 미래의 작가님의 모습은 어떨 거라 생각하세요?


제가 호주 여행을 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어요. 바로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캠핑장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에요. 평생 같이 여행을 다니며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모습. 그 모습이 지금까지도, 아니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저의 미래의 모습이라 생각해요. 특별한 게 아니에요. 평생 나를 믿고 내 옆에 있어준 아내와 두 손 꼭 붙잡고 거리를 걸어 다니는 나, 70, 80을 먹어도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는 그 모습이 저의 미래예요. 아마 시아는 저처럼 시아를 너무나도 사랑해 주는 사람과 함께 하겠죠. 전 이런 모습을 상상해요.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아요. 나이도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그 사람이 나에게 정말로 소중한 사람인지가 중요하죠. 아내와 시아 모두 제 인생의 전부인걸요. 그렇기 때문에 저의 미래도 항상 그들을 생각하며 사랑하며 옆에서 지키며 살아갈 것 같아요.


이젠 정말 눈물을 멈춤 수가 없네요.ㅠㅠ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 아빠라는 남편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멋진 단어인지 오늘에서야 깨닫게 되네요. 가족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아빠, 남편. 제 남편이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 지네요.




오늘은 더 이상 못 할 것 같아요. 너무 감사드려요. 죄송하지만 남은 이야기는 다음 주에 해야 할 것 같아요.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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