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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Aug 22. 2024

서울

'격' 출간 이야기

안녕하세요.

또 한주가 지났네요. 한 주 동안 '언제 제주도를 갈까?' 그 생각뿐이었어요. 제주도 여행한 사람들 블로그도 읽어보고 브런치글도 읽어보고. 계속 봤는데도 결정을 못하겠어요.ㅎㅎㅎ


안녕하세요.

정말 쉽지 않죠. 제주도가 생각보다 넓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며칠 안되는 여행기간 동안 제주도 전체를 다 가보려고 하는데 정말 비추에요.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거예요. 동쪽이면 동쪽, 서쪽이면 서쪽. 이렇게 지역을 정해서 여행하는 것이 훨씬 좋아요.


아. 그렇군요. 생각해 보니 예전에 제주도 갔을 때 숙소는 애월이었는데 성산일출봉 본다고 왔다 갔다 한 게 생각나네요. 맞아요. 오고 가는데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오늘도 꼭 필요한 제주도 여행의 팁! 감사해요.


그럼 오늘의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이번 시간에는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서울'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서울 하면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작가님에게 서울은 또 다른 특별함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럼 먼저 어떻게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되신 거예요?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는 제주도에 계속 사는 거였어요. 회사도 그만두고 장사를 더 잘해서 가족들과 쭉 붙어살고 싶었죠. 그런데 이게 제 마음대로 안되더라고요.


어느 정도 장사에 익숙해지고 매출도 어느 정도 나왔을 때 제가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여보야 우리 제주도에서 딱 10년만 살자."


왜냐하면 장사를 시작했으니 못해도 10년은 해야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더 사업을 키워볼 생각도 있었고 잘할 자신도 있었어요. 하지만 아내에게서 돌아온 말은 정반대였어요. 아니 말도 하지 않았죠. 그냥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그냥 우셨다고요? 왜요?


아내는 제주도 생활을 힘들어했어요. 제가 오자고 해서 오긴 했지만 아내가 원했던 생활이 아니었던 거예요. 가장 큰 이유는 시아였어요. 제주도 사는 곳이 시골이라서 시아가 다닐 학교도 문제였고 마땅한 학원도 없었거든요. 아내와 전 계속 장사를 해야 했으니 시아가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이런 생각을 하니 앞이 답답했던 거죠.


그리고 아내는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하는데 이곳에서는 마음대로 사람 만나기가 힘들었어요. 친구를 만나려고 해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고, 서울에 있는 친구들도 제주도에 내려오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제주도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저와 시아, 처남이 만날 수 있는 전부였어요. 가게에서 만나는 손님들은 그냥 손님일 뿐 아내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가 없었죠.


이해가 가네요. 가끔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도 떨고 소주 한잔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많이 답답하셨겠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서울로 가자고. 아내의 눈물을 보는 순간 '이건 아니구나. 내 욕심 때문에 아내를 또 힘들게 하면 안되겠구나.' 생각했죠. 솔직히 저도 큰 충격이었어요. 아내가 이렇게 반응할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것도 모르고 1년도 아닌 10년을 살자고 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왜 그때 그런 말을 했는지 후회가 되네요.


작가님도 가족들을 위해 생각하시고 이야기한 건데요. 작가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근데 10년은 쫌 기네요.^^

그럼 다시 서울로 오셨을 때 어떠셨어요? 아내분도 많이 좋아하시던가요?


다들 좋아했어요. 저도 그렇고 아내도 시아도. 모두 다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거잖아요. 전 다시 회사에 가고, 아내는 집안일을 하고, 시아는 학교를 가고. 평범한 삶이 이렇게 좋은 줄 때 알았죠.


가게 매출에 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주말에 다같이 여행을 다닐 수 있고, 매일 저녁 다같이 식탁에 앉아 맛있는 저녁을 먹고.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어요. 이때 정말 많이 느꼈어요.


가족의 행복은 나의 욕심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나의 욕심으로 인해 힘들어했던 가족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네요. 하지만 이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평범한 삶이 더욱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정말 제 마음을 콕 찌르는 말이네요. '가족의 행복은 나의 욕심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제가 아무리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해도 가족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다 소용없는 거죠.

그럼 서울은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알려주세요.

 

서울은 아내가 주인공이에요. 제가 이집트에 있던 시간, 제주도에서 고생한 아내에게 제가 아내를 위해 남긴 글이라고 할까요. 미안한 마음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냥 '사랑해'라는 말 대신.


사소한 일상에서 아내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되돌아봤어요.


집 근처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셨던 시간.

아내의 뜨개질하는 모습.

동네 조금한 스크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시간.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집에서 보내는 시간.


아내와는 특별한 일이 아니더라도 단둘이 같이 보내는 시간만으로도 행복하더라고요. 시아가 저희 곁에 온 이후로 단둘만의 시간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대부분 부모님들이 그렇겠지만 아이가 생기면 부부끼리 함께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상의 데이트를 소재로 삼았어요. 이것이 아내에게 더 감동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맞아요. 아이가 태어나고 특별한 일은 대부분 아이와 연관되어 있어요. 그래서 엄마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을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때 옆에 있는 사람이 잃어버렸던 삶을 조금이라도 찾아 준다면 엄마들은 정말 기쁠 거예요.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게 아니거든요. 자기를 엄마가 아닌 여자로 생각해 달라는 것인데.


예. 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자기는 평생 나의 여자친구'라는 이야기를 가끔 해요. 아내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보고 우울해하거나 시아 때문에 힘들어 할 때. 옆에서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더라고요. 자신을 믿어주고 평생 한 여자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옆에 있는 것. '사랑해' 이 한마디를 해줄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제가 할 일이었고 제 진심 어린 마음이었죠. 지금도, 앞으로도.


정말 감동적이네요. 아내분이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제 남편이 반만 따라 했으면 좋겠네요~ㅋㅋㅋ 그럼 서울에 올라와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나요?


셋이서 무언가를 같이 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잠을 자고

같이 티비를 보고

같이 이야기를 하는 시간들.

이 모든 시간들이 저에게 행복, 그 자체였어요. 함께 한다는 것. 저에겐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요.


주말에 어디 갈지 정하는 시간

내일은 뭐 해먹을지 의논하는 시간

셋이서 식탁에 앉아 보드게임을 하는 시간


이집트에 있었을 때, 제주도에 있었을 때 많이 갖지 못했던 이 시간들이 서울에 올라오면서 점점 많이 늘어났어요. 격하게 붙어 있고 싶었던 시간들이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거예요. 너무 멀리 돌아서 온 것 같아요. 가까운데 놔두고...


항상 우리는 가까운데 두고 먼 데서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행복도 항상 우리 가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그 많은 행복들(세입클로버) 사이에 숨어 있는 행운(네입클로버)을 찾으려고 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네요. 행복을 지천에 두고 행운만을 쫒으려 했으니...


맞아요. 가까이에 있는, 옆에 있는, 내 주위에 있는 행복들만 다 찾아도 평생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잊고 사는 거죠.


'난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야.'

'내 희생이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

'조금만 참자. 조금만 버티면 우리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이런 말들에 감춰진 소소한 행복들. 이제 우리가 찾아야 할 보물들이에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보물이요.


오늘은 정말 감동적이고 훈훈한 이야기로 마무리되었네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가네요. 집에 가서 남편과 아들에게 어떤 맛있는 반찬을 해줄까, 어떤 이야기를 할까, 잠시 생각했어요.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 보자마자 할 거예요.^^




오늘도 너무 고생하셨고 정말 감사해요. 가족과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어요.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너무 기대되네요. 손수건을 챙겨 와야 하는 것은 아니죠?^^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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