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집에서 조용히 보냈어. 지난주 캠핑의 피곤함을 풀기 위해. 늦잠도 자고, 실컷 티비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시아가 '아바타 2 물의 길'이 네플릭스에 올라왔다고 했어. 엄마, 아빠는 돈 내고 봐야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우리 모두 보고 싶어 했던 건데. 주말에 다 같이 볼 수 있어서 행복했지.
저녁을 먹고 우리는 아바타를 보기 시작했어. 조금 잔인한 장면들이 나오긴 했지만 1편에서 나왔던 숲과 하늘의 이야기가 아닌 물 속 이야기가 아빠는 너무 인상 깊었어. 물속의 또 다른 세상을 너무 멋지게 표현했거든. 보면서 태국에서 했던 스쿠버 다이빙이 생각났어. 정말 멋있었거든. 바로 옆으로 물고기가 지나가고 내 근처에서 엄청 큰 고래상어도 지나가고. 육지에서는 절대로 경험하지 못할 일들이 바닷속에서 일어났거든. 그런데 아바타에 그 모습이 너무 멋지게 나오는 거야.
3시간 반. 그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어. 시아가 졸려해서 나머지 한 시간은 다음날 봤지만 그 감동적인 감정은 시들지 않았어. 자고 일어나서도 빨리 이어서 보고 싶을 뿐이었어.
다음날 아침을 먹고 다같이 남은 아바타를 보면서 또 한 번 놀랬지. 시아가 너무 진지하게 영화를 잘 보는 모습을 보고.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오랜 시간 동안 하나에 집중하는게 어른들도 어려운데 시아가 거뜬해 해낸 거야. 너무 멋졌어. 다음번에 다같이 영화관에 가서 보자. 집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질 거야.
아바타의 멋진 모습을 남겨둔 채 우리는 숲으로 향했어. 매주말 나가다가 안 나가니 몸이 근질근질했지. 시아가 자전거 타자고도 하고, 예쁜 옷 입고 사진 찍으러 가자고도 했고. 그런데결국 우리가 향한 곳은뒷산이었어. 가장 가깝고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곳. 자주 가던 곳인데 몇 주 동안 못 갔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소나기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우산도 챙기고, 올챙이가 있을 수 있으니 채집통과 조금한 틀채도 챙기고, 마실 물과 간식도 챙겨 출발. 날씨는 덥지도 않고 너무 좋았어. 전혀 비가 올 날씨가 아니었지. 신나는 발걸음으로 놀이터를 지나는데 역시나
"아빠, 그네 한 번만 타고 가면 안 돼?"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지.
그네를 타고 아빠가 뒤에서 밀어주고 신나하는 우리 시아. 이런 모습 볼 때마다 아빠는 너무 기쁘지.
산 올라가는 길은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나뭇잎들과 풀들이 엄청 풍성하게 자라있었어. 봄에 왔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어.
풀냄새 가득한 산길,
여기저기 들리는 새소리,
시원스럽게 흘러가는 물소리.
너무 상쾌한 산책길이었어.
전날 비가 와서 길이 조금 미끄러웠지만 시아와 걷는데는 전혀 문제가 되질 않았어.
주변에 버섯이 자란 곳은 없는지, 못 보던 풀들이 자라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면 걷다 보니 우리가 도착지에 도착했어. 계곡물이 흐르는 조금한 웅덩이. 올챙이 친구들이 많이 사는 곳. 아빠는 올챙이들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개구리가 되지 않은 올챙이들이 많이 있었어. 귀엽게도 조금한 뒷다리가 자라 있는 올챙이. 신발을 신고 올챙이를 잡으려고 하니 너무 힘들었어. 많이 자라서 그런지 예전보다 빨라졌고. 결국 우리는 신발을 벗었지.
물속은 너무 시원했어. 지난달만 해도 너무 차가워 들어가지 못했는데. 시아와 둘이 맨발로 들어가 올챙이를 잡았지. 이제는 아빠가 도와주지 않아도 잘 잡는 우리 시아. 한 마리, 두 마리, 열 마리를 넘게 잡았어. 재미있어하는 시아 모습을 남기기 위해 아빠는 열심히 사진을 찍었지. 자연과 함께 노는 시아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