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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Aug 27. 2024

햇살 한가득

사랑하는 시아에게

드디어 연휴가 찾아왔어. 4일이라는 긴 시간. 한 달 전에 예약해 놓은 캠핑장으로 드디어 출발.


시진이네 가족이랑도 같이 가고 싶었지만 캠핑 가는 그날까지 취소자리가 나오지 않았어. 너무 아쉬웠지만 방법이 없었어. 아마도 긴 연휴와 오랜만에 맑은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취소를 안 했나 봐. 어린이날 연휴, 석가탄신일 연휴 모두 비가 많이 내려서 제대로 못 놀았으니까.


햇살 한가득 머금고 도착한 캠핑장은 밖에서는 전혀 안 보이는 산속에 있었어. 인기가 많은 캠핑장이라고 했는데 첫인상부터 기분이 좋았어. 맑은 공기도 실컷 마실 수 있고, 주변에 도로가 없어 조용하고, 다양한 새소리도 들을 수 있었어. 특히 뻐꾹뻐꾹 뻐꾸기 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네. 새벽에 자야 하는데 조금은 시끄러웠지만 또 언제 이런 새소리를 들어보겠어. 시아에겐 아주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

다빈이네 가족들과 캠핑 사이트는 떨어져 있었지만 문제 되지는 않았어. 어차피 타프 친 곳에서 거의 있을 거니까. 그리고 캠핑사이트가 넓어서 두 식구 지내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 옆 주차장이 되어버린 사이트가 눈에 밟혔지만 비워달라고 할 수도 없고 너무 안타까웠지.


올해 첫 수영. 6월부터 오픈한 수영장이 우리를 반겨주었어. 따스한 햇살아래 시원한 수영장 안에서 실컷 놀았지. 물총싸움도 하고 미끄럼틀도 타고. 그런데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물에서 나오기만 하면 너무 추웠어. 다빈이는 너무 추워 떨기까지 했고. 결국 많이 놀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어. 하지만 처음으로 수영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지. 사람도 많지 않았고.


저녁엔 캠핑장에서 준비한 캠프파이어, 불꽃놀이 그리고 마시멜로 구워 먹기가 진행됐어. 이런 캠핑장은 처음이었어. 캠핑장에서 이런 것들을 준비해 주다니. 역시 인기 있는 캠핑장은 달랐어. 아빠랑 엄마도 캠프파이어는 정말 오랜만이었어. 마지막이 고등학교 때인가. 기억도 잘 안나.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아. 점점 커지는 불꽃과 멋진 불꽃놀이를 보며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냈지.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도 추고, 박수도 치고. 시아가 가장 좋아했던 건 바로 마시멜로 구워 먹기. 줄을 서서 받은 마시멜로를 무너진 캠프파이어에 구우려고 하는데 어찌나 뜨거운지. 겉으로 보기에는 별로 안 뜨거울 것 같았는데 손이 데일정도로 정말 뜨거웠어. 그래도 참고 마시멜로를 구웠지. 시아 먹어야 하니까. 마지막엔 조금한 불꽃놀이를 나눠줘서 다같이 하나씩 들고 빛나는 불꽃을 바라봤어. 아이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는 캠핑장 주인아저씨가 너무 고마웠어. 우리들에게 너무 좋은 추억을 남겨 주셨으니까.


쌀쌀한 밤 날씨 때문에 잘 때 추울 것 같았는데 너무 따뜻하게 잤어. 시아가 이불만 안 차버렸으면 더 편하게 잘 수 있었는데^^ 역시나 새벽부터 지저기는 새들 때문에 아빠는 일찍 일어났어. 일어나서 책을 보는데 어찌나 졸리던지. 다시 시아 옆으로 가서 잠들어 버렸어. 역시 시아를 껴안고 있으면 너무 따뜻해.


아침엔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음식을 했어. 바로 수제 햄버거. 떡갈비를 샀던 우리, 햄버거 빵을 산 우빈이네. 역시나 마음이 통했어. 그것 말고도 양상추, 치즈, 토마토에 소스까지. 정말 맛있는 햄버거가 완성됐지. 시아랑 우빈이, 다빈이 모두 어찌나 잘 먹던지. 시아는 그 큰 햄버거 하나를 거의 다 먹어치웠어. 역시 잘 먹는 우리 시아. 먹는 것만 보면 엄마, 아빠는 걱정이 없어. 너무 잘 먹어서.

수영하기에는 오늘도 날씨가 덥지 않아 잠깐 밖으로 나가기로 했어. 오면서 봐 두었던 예쁜 카페에 가기로. 여기서 우리는 정말 많은 행운을 가져올 수 있었어. 바로 네입클로버. 한 개도 아닌 여러 개. 엄마가 먼저 찾았는데 뒤 이어 시아, 우빈, 다빈, 아빠 그리고 광원이 삼촌까지. 우리가 찾은 네입클로버만 20개가 넘었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평생 한 개 찾을까 말까인데. 우리가 네입클로버를 많이 찾으니 주변 사람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한 팀 두 팀 모두 일어나 네입클로버를 찾기 시작했어. 여기가 바로 네입클로버 맛집이었어. 정말 신기한 체험이었지. 몇 개는 옆 테이블 동생들에게 나눠주고 한 개는 아빠 핸드폰에 넣어 놓고. 우리 모두에게 정말 행운이 가득한 날이었어.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야.


역시나 캠핑의 마지막 날은 너무 아쉬웠어. 그래서 정리하고 가볼 만한 곳을 찾았지. 회암사지는 몇 번 가봤고, 주변에 옥정 신도시가 있었는데 그 주변에 큰 공원이 있었어. 그곳으로 가기로 했지. 공원 가운데 커다란 타프가 쳐져 있어 그곳에 돗자리를 깔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오후를 보냈어. 넓은 잔디밭에서 배드민턴도 치고, 원반 던지기도 하고, 축구, 야구도 하고. 그 뜨거운 태양아래서 너무 많은 것을 했어. 그런데 너희들은 지치지도 않았어. 조금만 쉬었다가 하자고 해도 몇 초도 안 돼 또 하자고 하고, 그만하자고 해도 그럼 다른거 하자고 하고. 아빠랑 광원이 삼촌이 힘들었지. 그래도 너무 좋았어. 이렇게 실컷 뛰어놀 수 있어서. 아빠랑 광원이 삼촌도 힘든데도 서로 공놀이도 하고.


시아에게는 또 하나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어. 바로 유치원 친구를 만난 거야. 같은 동네, 같은 유치원을 다니다가 헤어진 친구. 서율이. 옥정 신도시로 이사를 간지 벌써 1년이 넘었네. 때마침 이곳에 오게 되어 엄마가 연락했고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지. 처음엔 너무 오랜만에 봐서 서먹했지만 역시나 친해지는 건 금방이었어.


광원이 삼촌 식구들이 먼저 가고 우리는 남아서 더 놀다가기로 했어. 조금한 물놀이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해서. 덥기도 했고, 물놀이 좋아하는 시아에게 이번여행 마지막을 더 즐겁게 마무리하기 위해 그쪽으로 향했어. 더 즐거웠던 건 서율이가 태권도 끝나고 같이 놀 수 있었다는 것. 오랜만에 만났지만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건 정말 행복한 일이었어. 분수가 나오는 조금한 호수에서 물을 피하며, 물길을 거닐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아빠가 너무 기분이 좋았어. 역시 아이들은 뛰어놀아야 해. 옷이 흠뻑 다 젖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이 불어 추웠을 텐데도 너무 열심히 노는 우리 시아. 시아에게 노는 일이 제일 중요한 일이니까.

2박 3일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어. 4일 연휴라 다음날도 쉬지만 캠핑한 날들과 오랜 친구와의 만남은 오래도록 우리 마음속에 간직될거야. 나중에 기억이 나지 않으면 이 글과 사진이 시아의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던 추억들을 다시 꺼내줄거야. 시아에게 좋은 추억들만 가득하게 아빠는 더욱더 열심히 시아와 놀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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