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쓰고, 버티는 법이라고 읽는다)
* 화장실+보리차
눈을 뜬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됐다.
화장실로 간다.
이 시간의 성패는 여기서 갈린다.
오늘도 성공이다.
이게 안 되는 날은 하루가 꼬인다.
시원하게 몸을 비워내고, 양치를 한다.
마지막은 소금물로 입안을 헹군다. 윽, 짜다.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부엌으로 가서 보리차를 한 솥 끓인다.
하루 최소 2리터 물 섭취가 힘든 나는 이 방법을 찾았다.
보온병에 넣고 종일 따뜻한 물을 마신다.
* 광합성 + 장운동 + 독서
햇볕이 드는 거실로 나간다.
사람도 식물처럼 빛이 필요하다.
특히 나 같은 수면 불량자에게는 필수다.
가만히 빛을 받다 보면
영화 대사가 떠오른다.
‘이거 너 가져.’
햇살은 약이다.
몸이 적당히 따뜻해지면
바닥에 엎드려 배꼽 아래에 폼롤러를 댄다.
장을 깨우는 데 이만한 것도 없다.
그 상태로 브런치를 읽는다.
자, 오늘은 어떤 작품이 올라왔나...
장은 눌리고, 마음은 열리는 중이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깨우는 시간이다.
* 산책 + 묵주기도
집에서는 볼일을 못 보는 늙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간다.
서로 비슷한 처지 같아 동질감이 든다.
둘 다 마음대로 안 되는 몸을 가지고 있다.
나는 마스크를 쓰고 오늘의 묵주기도를 바친다.
겉으로는 산책, 속으로는 성당이다.
이제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맨발 걷기를 해볼 생각이다.
발은 흙을 밟고, 마음은 부산 해운대에 닿을것이다.
* 운동 + 시청
공복운동을 위해 헬스장으로 내려간다.
‘천국의 계단’은 늘 만석이다.
자리가 보이면 일단 올라타야 한다.
오늘도 겨우 한 자리를 잡아 땀을 내 본다.
러닝머신으로 자리를 옮겨
휴대폰으로 ‘쇼미더머니’를 틀어놓는다.
나는 끝까지 시청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숄더 프레스 머신에 앉아
오늘의 컨디션을 가늠한다.
생존형 운동은 늘 슬프다. 어쩌면, 공복 탓일지도.
* 아침 식사
샐러드, 요거트, 계란, 토마토... 클린한 식단이라고 자부하면서 건강한 척 해본다.
큰숫자로 24그램이라고 써있는
달달한 단백질 바 하나를 쓱 뜯는다.
사실, 디저트다.
* 요가
유튜브 요가 선생님은 늘 평온하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그 표정마저 고요하다.
나는 그 평온을 따라잡느라 바쁘다.
호흡보다 표정이 먼저 무너진다.
이렇게 오운완…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된 기분이 든다.
건강한 백수로 살아남기 위해,
남은 자존감이라도 지키기 위해
이 루틴으로 오전을 보낸다.
멀티로 살아야 하는 시대라기에
이렇게라도 해야
그럭저럭 나를 살리는 아침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