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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케 Oct 23. 2022

2-1. 탐구 왕 인생선배

노마드 직장인의 세상살이

2-1. 탐구 왕 인생선배


두 번째 직장이었던 부동산은 상가 위에 있는 오피스텔을 두 칸 빌려 사무실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영업팀, 홍보팀으로 나누어 사무실을 각각 분리해두었는데 영업팀 직원은 남자 직원들이 열댓 명 정도였고 홍보팀 직원은 팀장님과 나. 이렇게 둘 뿐이었다.


팀장님은 40대 중반 즈음으로 보이는 덩치 큰 아저씨였는데 처음 봤을 땐 이분과 둘이 일해야 한다고? 하며 놀랄 정도로 부리부리한 인상이 무서워 보였다. 하지만 겪어보니 내면은 아주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분이었다는 사실.


큰 덩치에 불룩한 배가 자연스럽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점심을 거르고 뻥튀기만 드시거나, 늘 전자담배를 뻐끔뻐끔 피우지만 가끔은 운치 있는 공원 정자에 앉아 분위기 있는 식사를 즐기던 반전 매력이 있는 사람이랄까. 업무나 행동에 터치하는 것도 전혀 없고 그저 본인의 일이나 관심사에만 충실한 분이라 개인적으로 업무 만족도는 최상이었다.


팀장님은 홍보팀 업무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통한 홍보를 중요시했다. 더 나은 실적을 위해 주기적으로 마케팅 교육에 참석하며 계발해나가는 역할이 컸는데 실무에 적용할만한 교육이 있으면 주저 없이 출동하셨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즉각적으로 테스트하며 실행에 옮기셨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에게까지 그 열정이 옮겨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지라 실행력과 탐구 정신은 정말 존경스러웠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그분의 수족이 되어 실무를 담당해야 했기에 새롭게 알게 된 정보가 있으면 즉각적으로 공유해주셨고 덩달아 내게도 많은 정보가 주입되었다. 이 날 배운 스킬을 아직까지 잘 써먹는 중이고 이 일을 계기로 마케팅 실무에 더욱 발을 들이게 됐으니 내 인생에 적잖은 영향을 준 인생 선배인 건 확실하다.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되던 어느 날, 불화의 씨앗이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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