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의 2줄 중 1줄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했다.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기가 생겼다. 예상에는 없었다.
아이 엄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본
결혼하고 싶은 여자였다.
-2000만 원 카드론 밖에 없는
30대 남자에게 전도 유망한 여자가 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장인어른은
한 달을 우셨다고 한다.
돈도 없어서 결혼식은 꿈도 못 꿨다.
나는 죄인이었다. 30대에 기술도,
돈도, 능력도 아무것도 없었다.
패배자에 대학 중퇴자였다.
삶은 암흑 그 자체였다.
파트너는 6개월의 쿠팡맨을 끝내고
1000만 원의 사업자금을 충원하면서 나와 합류했다.
소규모 온라인 사업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벽이 완전히 막히지 않은 3평 남짓한 공간에
우리의 첫 사무실을 차렸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전화를 받을 때마다 밖에 나가서 받았다.
우리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점심을 우유 1리터 1개, 생라면 1 봉지로 나눠먹었다.
하루를 돈이 없어서 한 끼로 버틴 날이 많았다.
거지같이 수년을 살았다.
하지만 사업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어떤 흐름을 잡아 연 매출을 10억까지 올렸다.
둘이서만 해낸 일이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느꼈다.
우리는 그 센터 안에서 매출 탑 3안에 들었다.
그 센터 안에서 조금 더 넓고 좋은 사무실로 3번 이사를 했다.
연 매출 10억에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때 이상한 점을 느꼈다.
'그래도 연 10억이나 했는데 언젠가 돈을 벌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돈은 쌓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금은 마이너스가 되어가고 있었다.
업자들과 온라인 최저가 10원 경쟁을 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앞으로 벌고 뒤로 깨진다'라는 의미를 알게 되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동안 해온 1년간의 고생이 헛수고로 증명되었다.
파트너를 볼 면목이 없었다. 내가 추진한 일이었다.
나는 무능했고
멍청했었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