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실패로 어느새 빚은 3억이 넘어가고 있었다.
5명이 넘어가던 직원들은 다 떠나가고 딱 1명만 남았다.
그 직원은 연봉 500만 원을 올려주지 않으면 당장 나간다고 말했다. 고심 끝에 빚을 내어 연봉을 올려줬다.
이 직원까지 나갔다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느라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직원에게 월급을 줄 때마다 저축은행, 카드론 돈 빌려주는 곳 어디든 연락했고 빚을 키워갔다.
파트너와 나는 월급을 하나도 받아 가지 못하는 달이 점점 늘어갔다.
하지만 집에는 아기가 자라고 있었다. 월급을 받지 못했기에 나는 개인적으로 빚을 빌려 집에 생활비를 줬다.
당시 돈 관리는 파트너가 했었는데 잔고가 0원 근처에 가는 일이 허다했고, 우리의 한숨은 깊어져만 갔다. 팔리는 제품은 없었고 회사는 이렇다 할 기술도 노하우도 없었다.
나는 가슴 깊게 스며든 담배연기를 한숨처럼 내뿜으며 파트너에게 말했다. "우리 개인회생과 파산신청을 알아봐야겠다".
그때 안 사실이지만, 개인회생과 파산신청도 아무나 해주지 않았다. 나는 완벽한 죄인이었다. 대부분의 일을 내가 주도했고 기획했다. 내가 만든 커다란 빚이었다.
빛이 한 줌도 없고 끝도 없는 터널 중간에 있는 기분이었다. 1미터 앞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입구로 돌아가고 싶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쥐구멍에 들어가서 숨어있고 싶었다.
그 시점에 몸에는 전에 없던 증상들이 나타났다.
먼저 호흡곤란과 천식증상이 나타났다. 시야가 한쪽이 흐려지고, 몸 한쪽이 저렸다. 어지럼증이 동반되고 매스꺼웠다. 검색해 보니 '뇌졸중' 전조 증상과 비슷했다.
정밀검사를 받아보고 병원 3군데를 돌아다녔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
마지막에는 대학병원에 가서 더 정밀한 검사를 받았다. 역시 정상이었다.
이 증상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이었다. 이는 공황장애 증상과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바로 그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도전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우리에게는 아직 파트너 아버지에게 빌린 5,000만 원이 있었다. 아버님의 수십 년의 인생이 담긴 돈이었다.
빚은 몸집을 키 3억 5천만 원을 넘어가고 있었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