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새

by 바닷물

그것이 시시 탐탐 기회를 노려 머리에 둥지를 틀고

일어서지 못하도록 머리 위에서 나를 지배한 지 7년째.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집어삼키고 늪으로 처박던 그것은


수년을 철저하게 괴로워한 내가 결국

그것의 정체를 알아차리어 눈을 마주친 그 순간,

주인의 눈을 피하고 꽁지를 숨기며 고분해졌다.


그래, 결국 네 주인은 나야.

너의 존재가치를 결정할 권리는 나에게 있어.

너를 느낄지, 없애거나 지울지, 그저 떠나보낼지.


그러니 내가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

네가 나한테 선사한 폭력을

내가 어떻게 이겨냈는지 감탄하면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