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의 의미와 둘러싼 논쟁, 법까지 총정리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을 시작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아이폰으로 첫결제를 했다.
한달에 12,900원씩 나의 통장에서 돈이 차곡차곡 나가고 있었는데,
어느날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애플 앱스토어 말고, 그냥 웹에서 결제하면 9,900원인데!"
...뭐?
진짜였다. 유튜브 웹은 9,900원이었다.
똑같은 서비스인데 앱스토어와 웹에서의 가격은 달랐다.
그 가격차이의 원인은 바로 인앱결제 때문이고, 이놈이 바로 2020년부터 IT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다.
오늘 한 번 인앱결제에 대해 얘기해보고, 이를 둘러쌌던 뜨거운 논쟁을 알아보자.
우선 인앱결제가 뭔지 살펴보자.
인앱결제(In App Purchase, 인앱구매)란 말그대로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결제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을 하다보면 어플 내의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하고, 웹툰을 보다보면 유료 분을 보기위해 추가 결제를 하기도 한다. (나도 쿠키를 참 많이 굽는다...^^)
인앱결제란 이처럼 웹 등에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앱 자체에서 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인앱결제를 둘러싼 논쟁이 있는데, 구글이 정책을 변경하면서 논쟁이 시작되었다.
"구글플레이를 통해 다운받은 어플의 인앱결제는 오직 구글의 결제시스템(빌링 라이브러리)을 사용하라"
결제수단은 신용카드,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 상관없지만 결제시스템 자체는 구글 플레이에서 만든 결제시스템을 쓰라는 것이다.
갑자기 뿅하고 생겨난 정책은 아니고, 기존에는 게임회사에만 해당이 되었다.
그런데 2021년 1월부터는 웹툰, 음악, 도서같은 모든 디지털 콘텐츠 결제에 해당 구글 결제시스템을 확대 적용하겠음을 발표한 것이다.
왜 인앱결제가 문제인 거냐?
1. 구글플레이 결제시스템을 통해 결제를 하면 최대 3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미 다 만들어 놓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제 와서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으로 바꿔야하는 것도 힘든데, 갑자기 30%의 수수료를 내라고 하니 부담이 어깨를 넘어 등에까지 가득일 수밖에...
2. IT회사는 구글이 공정거래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앱마켓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무려 70%를 넘는데, 이들이 결제시스템을 강요하는 것은 지배권력의 남용과도 같다는 것이다.
시장의 7%를 차지하는 회사가 강요하는 것과 70%를 차지하는 회사가 강요할 때 느껴지는 그 중압감 영향력은 당연히 차원이 다르다.
3. 구글이 앱마켓을 시작했을 때, 무료임을 강조하여 개발자들을 끌어모았다. 그 장점으로 시장 내 지위를 확보했던 구글이 이제 와서 정책을 변경하는 건 IT회사에게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이 시점이 되니 궁금해진다, 그럼 인앱결제를 강요하는 구글의 의도는 뭘까?
퍼니마 코치카(Purnima Kochikar, 구글플레이 글로벌 게임 및 앱 비즈니스 개발 총괄)의 말을 인용하자면 "인앱 결제로 단일 에코시스템에서 결제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좀 더 쉽게 간편한 정보를 제공하며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정기 구독 앱 개발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결제 시스템이나 외부의 공신력 없는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결제 관련 민원은 급증하고 있다.
결제시스템에서 비롯되는 민원 및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구글플레이 내 발생하는 모든 구매 모니터링
△앱 및 게임 내 지출을 관리할 수 있는 예산 도구 제공
△가족 구성원 구매 확인 및 감독하는 가족 결제 방식 지원
△정기 구독 시, 요금 청구를 속이는 악의적 개발자의 구독 사기 방지
△제품 및 상품 결제,환불 체계적 지원 등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구글플레이 결제시스템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것이다.
앱마켓을 독점하면서 강제로 수수료까지 내라고 하는 구글, 애플의 발표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반대표를 던진 게임회사가 하나 있다.
바로 전세계에서 3억 5000만명 이상이 즐기는 글로벌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게임스'다.
에픽게임스는 구글·애플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추가했다.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통해 계산하면 20%나 할인을 받는다.
사용자라면 당연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걸 본 애플은 어떻게 했냐면...
!정책 위반이라며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바로 퇴출시켜 버렸다! (ㅎㄷㄷ)
포트나이트는 '애플스토어 퇴출'이라는 애플의 대응이 시장 내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며 애플에 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 논란 속에서, 법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2021년 9월 24일 국회를 통과했다. 발의된지 무려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은 '앱마켓 사업자가 모바일콘텐츠 등의 거래를 중개할 때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에게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제1항 제9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앱마켓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말하는 기대감을 비췄다.
하지만 현재, 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은 사실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이 이 법을 요리조리 피해서 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런 걸 볼 때마다, "그래...똑똑한 사람들이 다 모여있는데 얼마나 잘 피해가겠어"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 인앱결제만 허용하던 정책과 달리, 인앱결제와 외부결제 허용을 모두 열었으나
외부결제 허용 수수료율을 6%에서 26%로 잡았다.
10%에서 30%로 수수료율을 잡은 인앱결제와 비교하면 낮아보이지만, 최대 수수료 기준 4%밖에 차이가 안난다. 또 신용카드 수수료 및 상황에 따른 휴대폰 통신비 결제 수수료를 고려할 경우 오히려 외부결제 수수료가 인앱결제 수수료보다 높을 수도 있다.
가장 이해가 잘됐던 예시는, "매장에서 마시는 커피가 1만원이라서 너무 비싸다고 고객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카페는 매장에서 마시는 1만원 커피는 그대로 판매하되, 테이크아웃을 할 경우 가격을 낮춘 7,000원 커피를 팔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테이크아웃 시에는 봉사비 3,000원을 별도로 받겠다고 한다면? 구글의 꼼수다."
(출처 :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위기①] 기대만큼 실망도 커...법안 무력화 가속)
가장 최근인 2022년 2월 4일에는 미국판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 'Open App Markets Act'이 상원을 통과했다. 향후 해당 법안은 상원 전체 투표를 거친 뒤 공식 도입된다.
그런데 구글, 갑자기 이러는 진짜 의도가 뭘까?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한 것은
파이를 늘려 수익을 늘리는 것보다, (이미 시장의 7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파이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구글의 앱마켓 매출은 기존부터 30% 수수료를 받아왔던 애플 매출의 반토막이다.
2020년 3분기 기준 애플의 매출은 1290억달러 (약 22조원)에 달하는 것에 비해, 구글 앱스토어는 103억달러 (약 12조원)에 그친다.
그러나 다양성에서 창의성이 생긴다는 말이 있듯이,
하나만의 시스템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다양성을 서포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Gan-Z나는 일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7/720644/
https://www.ajunews.com/view/20200930061723359
https://brunch.co.kr/@yeonjikim/436
https://zdnet.co.kr/view/?no=20220215090108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1/12/23/IEDFM63NENFRVI55YXY25FGQMY/
https://byline.network/2021/07/21-139/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8/2020081803703.html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0/05/20201005021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