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되지 못한 언어의 무덤이 있다면

내적대화의 중요성

by 진주
말이 되지 못한 언어들은 어디에 있을까..


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어떤 언어들은 머릿속에서 맴돌다 마음 한 구석 어딘가로 축 힘없이 떨어지곤 했다. 블랙홀 같은 공간으로 사라진 걸까? 아니, 실체가 없으니 '사라졌다'라는 말은 성립이 안 되는 걸까.


여하튼 머릿속을 빙빙 맴돌던 언어들은 불쑥 나타나 떠들며 존재감을 과시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 언어들을 입 밖으로 탄생시킬 수 없는 무언(無言)의 침묵 사회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꽤 많은 언어들은 말로 부화하지 못한다.


투명해진/ 이동한/ 사라진 / 형태를 바꾼... 언어들이 어딘가 무덤 속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해 봤다. 언어의 영혼들은 대부분 증발하는 듯 보이지만, 몇몇 영혼들은 '무의식' 어딘가로 들어가 어느 순간 툭 존재감을 드러낼 때가 있었다.


언어들이 무수한 개체로 나뉘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내적언어라 칭하자. 이러한 자기 대화를 바꾸면 감정의 파도가 달라진다. '큰일 났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일단 어떻게 할지 침착하게 생각해 보자'라고 언어를 만들어 보는 식이다.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 알 수 없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늘 입보다 더 분주히 움직이는 내면의 언어는 죽어 무덤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구름이 생기듯 서로 모여 비와 눈을 내리고 햇살도 비추며 내 마음의 날씨를 주관했다. 날씨를 이길 수 있는 존재는 없듯이, 그 무언의 언어들이 만들어낸 마음을 동력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기에 내적언어는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출처. 조선일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걸어온 길은 글이 되고, 걸어갈 길은 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