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또 다른 나, 캐릭캐릭체인지

by 진주


아이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알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되고 싶은 나의 모습...

90년대 생은 다 알만한 그 시절 우리의 연예인. 오늘은 바로 <캐릭캐릭체인지> 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알을 가지고 있다"라는 메시지로 시작하는 이 만화는 환상적인 그림과 색채에 더불어 '진정한 나'를 사랑해주고 싶은 희망을 전한다.


만화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캐릭캐릭체인지>의 주인공은 분홍 머리의 '아무'라는 고등학생 여자애이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침대에 빨간색 하트 무늬 알이 놓여 있었는데, 그 알이 부화해서 나온 첫 번째 캐릭터가 '란'이다.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미키, 스우가 등장하고 각각의 캐릭터는 주인공 '아무'의 꿈 혹은 마음을 상징하는 수호캐릭터라서, 아무가 언제든 수호캐릭터와 '캐릭체인지'를 하게 되면 특정한 성향을 가진 수호캐릭터들의 능력이 극대화된 상태로 변신하게 된다.


빨간색 하트무늬 알에서 나온 '란'은 운동 능력이 좋고 활발한 캐릭터를 상징하고, 파란색 스페이스 무늬 알에서 나온 '미키'는 그림 실력이 뛰어나고, 예술적인 성향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초록색의 클로버 알 '스우'는 요리를 잘하고 친절한 캐릭터이다. 추후에 '다이아'라는 수호캐릭터도 등장한다.



수호캐릭터들은 사람의 마음 혹은 꿈을 상징한다.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꿈을 이루거나 꿈을 잃게 되면 사라지지만, 꿈이 없는 아이는 알을 가지지 않게 된다. 이 마음의 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 나'에 대해 강한 염원을 가지면 알이 밖으로 나와 수호캐릭터가 되고, 강제로 나오게 되면 X알 혹은 순백의 특별한 알인 엠브리오가 된다. 어른이 되어 무의식 중에 꿈을 잃어버린, 그래서 알이 부서져 버린 사람은 '마음이 텅텅 빈' 사람이 된다.



당신에게도 마음의 알이 있나요?

이 만화를 처음 봤을 때, 취향 저격인 그림체와 환상적인 이야기에 푹 빠져 무조건 본방 사수를 했었다. 주인공 아무가 자고 난 뒤 수호캐릭터가 생긴걸 보고 나 또한 간절히 수호캐릭터를 바라면서 잠들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다음 날 아침 이불속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말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던 시절을 지나, 어느새 직장인이 됐다. <업무를 잘하는 나>, <말을 청산유수로 하는 나>라는 수호캐릭터와 캐릭체인지를 해서 슈퍼스타급으로 회사 일을 해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곰곰이 돌아보면 나에겐 '되고 싶은 나'늘 많았던 것 같다. 마음이 넉넉한 나, 자연을 사랑하는 나, 요리를 잘하는 나, 글을 잘 쓰는 나, 일 잘하는 나, 건강한 나... 등등 내가 원하는 캐릭터들은 늘 마음 한편에 존재했었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모습이 정말 내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삶의 방향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건 진리이기 때문이고, 에너지와 마음은 그냥 놔두면 무작위로 흩어지고 퍼지는 성질이 있어서 신경써서 조정하지 않으면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기 십상이었다. 래서 내가 되고 싶은 나, 내가 생각했던 하루를 보내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몰입하려 애써왔다.


아직 내가 되고 싶은 모습들과 재밌고 멋지고 신기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읽어야 할 책도,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그림도 그려야 하고 글도 써야 한다. 그런 걸로 미루어 봤을 때, 내 마음속엔 여러 개의 수호캐릭터가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에게도 여러 개의 수호캐릭터가 존재하시는지? 혹은 하나여도 괜찮다. 중요한 건 각자에게는 본인만의 문이 있다는 것이다. 푹 빠질 수 있는 취미, 나를 즐겁게 하는 것,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 그런 것을 통해서 의미 있는 삶을 음미해 나간다면 그걸로 꽤나 충만한 삶이 아닐까?


하고 싶은 일은 뭐든 해보면서 살자!

죽음은 모든 것을 헛되게 만든다고 하지만, 어차피 결승선으로 걸어가야 할 몸이라면 가는 길 느긋하게 할 거 다 해보고 가는 거다.



<캐캐체에서 깨달은 행복한 나 만들기 요약>

되고 싶은 나를 만들어 나가면서 스스로를 점점 더 알아가고 사랑해주자

내가 원하는 이상과 현실을 점차 일치시키자

너무 높고 허황되고 왜곡된 목표는 수정하자

나를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취미를 찾자

되고 싶은 나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고 포기하지 말자

매일 발전하고 있음을 느끼자

나만의 삶에서 즐거움을 찾자

인터넷 스크롤은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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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