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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핑 Apr 24. 2024

제주로 이사를 하게 된 이유

우리는 왜 제주국제학교를 선택했을까

  우리가 사는 곳은 강남 학군지다. 영유아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던 동네에서 그 당시 만 2세였던 우리 아이는 '영어 놀이학교'에 다녔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가 만 3세가 되던 해 여름에 제주에 왔다.


 강남에서 제주로 학군을 이전하는 경우는 강남의 사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우리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해외로 나갈 계획이 있었다. 이러한 방향 설정에는 남편의 영향이 크다. 우리 부부는 둘 다 강남 8 학군에서 자랐다. 그러나 우리 부부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면, 남편은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미국식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 동네에서(매우 운이 좋게) 대입까지 레이스를 완주했지만 남편의 경험이 나보다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 학사, 석사, 박사과정까지 공부를 하였지만, 순수 국내파였던 나는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학우들에 비해 식견이 폭넓지 못했다. 물론 언어의 장벽에 부딪친 이유도 한몫했다. 언어는 그 문화를 체험하지 않고서는 습득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어쨌든 우리는 8 학군에서의 교육의 장점과 단점을  깊이 있게 경험했고, '해외에서의 교육'이라는 대안을 찾는 데 있어 주저함이 덜 했다.

   

  우리는 시기를 정확하게 정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미래에 우리의 계획을 실행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미래가 오기도 전에  covid-19의 공포가 전 세계에 퍼졌다. 그 당시를 떠올리면 외국은커녕 집에서 길 건너가는 것만 해도 불안했다. 바로 그 시기에 남편이 물었다.


"우리 어차피 해외로 나갈 거면 제주도 가는 게 어때? 거기 가서 국제학교 시스템을 접하고 나면 나중에 해외에서 너도 애도 금방 적응할 것 같아."


  우리는 제주국제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당시 아이가 지원할 수 있는 가장 어린 학년이 있는 학교에 원서를 접수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대면 인터뷰가 어려웠기 때문에 줌(zoom)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는 한 번에 합격했다.  순간에도 제주로의 이사가 걱정이 되었지만 국제학교 관련 카페에서 pk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는 카더라를 접하고 나니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제주로 왔다. 그리고 남편은 기러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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