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학교의 삶이 서울에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엄마의 아침이 일찍 시작된다는 것이다. 등교시간이 한 시간이나 앞당겨지긴 했지만,
아침식사와 학교까지 라이드 하는 것은 서울에서도 했던 일이라 제시간에 맞추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바쁜 아침에 '오전 스낵'을 준비해야 하는 미션이 생겼다. 이 많은 일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서울에서의 기상시간보다 적어도 한 시간 일찍 일어나야 한다.
또한학교의 공지사항과 행사, 준비물이 많다 보니 이메일을 중복 확인 할 때가 많다.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놓칠 수가 있으니 달력에 메모를 남긴다.그나마 숙제가 없어서 다행이다.
부지런하고,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국제학교 준비물에 대해 하나씩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오전 스낵
나의 아침을 매일 일찍 시작하게 만든 주범, 바로 오전 스낵이다. 서울에서는 한 번도 챙겨본 적이 없던 터라 처음에는 우왕좌왕했지만 지금은 재빨리 준비할 수 있는 요령이 생겼다.
학교에서 미리 '건강한 스낵'을 준비해 달라는 공지를 보냈기 때문에 어떤 메뉴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 평소에는 과일과 고구마와 같은 메뉴를 준비하고, 오전 PE 수업이 있는 날에는 김밥이나 주먹밥, 간단한 샌드위치를 준비한다. 그리고 스낵과 함께 물통을 함께 보내면 된다.
PE 수업이 있는 날의 스낵
PE 준비물
PE 수업은 크게 일반체육수업과 특별체육수업이 있다. 일반체육수업이 있는 날에는 체육복을 입고 등교한다. 킨더 학년은 체육복이 교복이기 때문에 평소처럼 입으면 된다.
그러나 수영이나 아이스스케이팅 수업이 있는 날은 그에 맞는 복장과 장비를 챙겨서 보내야 한다. 킨더학년의 경우, 이 두 수업이 모두 오전 1교시에 시작한다. 그러므로 수영 수업이 있는 날에는 미리 집에서 수영복을 착용한 후 그 위에 체육복을 입고 등교한다. 이렇게 함으로써옷 갈아입는 시간으로 인해 수업 시간이 단축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수영가방에는 수영모자와 물안경, 수건, 속옷, 로션과 선스크린을 넣어서 보낸다.
스케이팅 수업이 있는 날은헬멧과 장갑, 경량 패딩을 준비한다. 그리고 늦봄과 여름에는 반바지 위에 긴 바지를 입고 등교를 한다. 참, 작년에는 처음 스케이트를 타기도 했고, 아직 어린 연령(만 4세)이라 엉덩이 보호대도 함께 준비물로 챙겨서 보냈다.
장갑, 헬멧, 엉덩이 보호대(왼)와 수영 수업 준비물(오)
도서관 가방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도서관에 간다. 한 번은 영어책을 빌리는 날이고, 다른 한 번은 모국어(한국어) 책을 빌리는 날이다. 킨더 학년은 하루에 두 권씩 빌려올 수 있다.
도서관 수업이 있는 날에는 도서관 가방에 지난 수업 때 빌린 책들을 넣어 가지고 간다. 혹시라도 도서관 가방을 깜빡하여 책을 반납하지 못하면 새로운 책을 대여할 수 없다. 간혹 학생들이 도서관 가방을 준비 못한 채 등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엄마들이 다시 집으로 가서 도서관 가방을 가지고 학교에 가져다준다. 나도 한 번 그런 적이 있다. 아이가 시무룩해지는 상황과 엄마가 왔다 갔다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다면 도서관 가는 날을 잘 확인해야 한다.
학교 도서관 가방
비 오는 날
딸아이 학교에서 킨더학년은 안전상의 이유로 우산 사용을 금하고 있다. 대신 아이들은 우비와 장화를 신고 등교한다. 그리고 운동화를 따로 챙겨서 보낸다. 비가 멎거나 실내활동을 할 때는 운동화로 갈아 신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캐나다계 학교는 강풍을 동반하는 날씨를 제외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야외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 날은 운동화 빨래 당첨이다. 혹시 그 다음날 운동화가 마르지 않을 것을 대비해 한 켤레를 더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비가 자주 오기도 하고, 아이들이 학교 놀이터에서 머드놀이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코스튬: 한복, 핼러윈, 북 캐릭터 데이
제주국제학교는 한국 소재의 국제학교이기 때문에 한국의 명절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다. 그러므로 추석과 설날에는 한복을 입고 등교한다. 그 외 World Day 행사에도 한복을 입을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특히나 명절 때는 네 개의 국제학교가 거의 같은 날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 때는 한복을 빌리는 일이 쉽지 않다.
Halloweenday나 Book Character Day 행사는 한복보다 조금 더 신경 써서 의상을 준비한다. 아이가 원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인터넷 검색을 하고 주문하면 되지만, 대부분 해외 직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사이트에서 안내된 배송 기간보다 더 여유롭게 잡고 주문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나는 지난 행사 때 'A'라는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3주 전에 주문하였지만 결국 제 때 배송받지 못하여 급하게 쿠팡으로 비슷한 제품을 주문했다. 내가 사는 곳이 '제주'라는 것을 잊지 말고 다음번에는 더 여유롭게 구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제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킨더 3년의 생활이 끝난다. G1 학년이 되면 지금보다 준비물이 더 생길 것이다.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부지런하고 꼼꼼하게 챙기겠지만, 아이 스스로 준비물을 챙길 수 있는 책임감도 심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