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5. 리턴 투 서울(Retour à Séoul) 2022
이 인터뷰 망했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리턴 투 서울>을 보고 난 다음 날, 데이비 슈 감독과 박지민 배우를 만났습니다. 카메라와 함께 한 인터뷰였습니다. 준비한 질문이 너무 많은데 데이비 슈 감독의 답변이 진짜 길었고, 불어를 통역까지 해야 했거든요. 허락한 20분을 훌쩍 넘겨 40분 가까이 대화를 나누고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영화였구나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Q. 프랑스 감독이 한국에서, 입양아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는 건 한국 관객에겐 낯선 경험이다. 영화가 탄생한 계기에 대해 말해 달라. Q. 한국이어야 했는가, 하는 질문이 아직 남았다. 각색을 할 수도 있었을 것. 한국의 이야기를 풀어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있나. Q. 아시아계 입양아인 프레디의 이야기다. 감독님도 25살이 돼서야 캄보디아에 처음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때의 개인적인 경험이 영화에 녹아든 부분도 있을까? Q. <리턴 투 서울> 사실 군산도 있고 전주도 있는데 제목이 서울인 건 한국을 상징하기 때문인가. 코리아도 아니구. Q. “친부모와의 만남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모든 문제의 시작이기도 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입양아는 반드시 상처를 직면해야 하나? 뿌리를 찾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Q. 영화에선 자주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한국인의 문화를 프레디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나? Q. 오광록 배우가 연기하는 아버지는 정말 정통스럽다고 할까, 캐릭터를 만드는 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Q. 여러 한국 노래들이 놀랍다.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나.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궁금하다. 혹시 들어갈 뻔했던 다른 한국 노래도 있는지. Q. 재밌는 건 “이 노래 너무 좋아”라고 말한 프레디가 DJ에게 간 뒤 춤을 추는데 이 때 노래는 한국 노래는 아니더라. Q. 한국 관객은 이 영화에서 어떤 이야기에 감정을 이입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 Q. 한국어를 배워서 소통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 스크린에서 봤을 때 가장 한국어로 잘 표현된 장면이 있었나. Q. 아시아계 이민자, 이방인의 이야기가 최근 많아지고 있다. ‘라이스보이 슬립스’도 개봉했고, 최근 미국에서는 ‘성난 사람들(BEEF)’도 인기다. 지난해에는 ‘파친코’도 있었고. 이런 분위기나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Q. 프랑스에서 이 영화를 본 감상은 어떨까 궁금하다. 반응? Q. 프레디는 많이 화가 나 보인다. 프레디를 연기하면서 가장 원초적인 감정은 뭐라고 생각했나. Q. 연기를 결심하게 된 계기? Q. 영화의 제목은 ‘돌아오는 것’이다. 처음 서울에 온 프레디는 여기에 ‘돌아왔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후에 이르러서는 본인의 결정이지만. 제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Q. 본인의 경험 속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나. 8살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면 한국이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다. Q. 영화 속 술자리 장면이 인상 깊은데, 지민 배우도 그런 충격을 겪었는지. Q. 영화를 촬영하고 난 뒤 지민 씨가 개인적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배우로서, 한국계 프랑스인으로서? 이만큼 준비했는데 다 못했음
<리턴 투 서울>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소소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감독이 한국인 입양아에 대한 이야기를 찍는다고 해서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크구나, '국뽕'으로 소비한 작품 중 하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시작은 한국의 다른 이미지에서 시작됐습니다.
한 번도 연기해본 적 없는 배우와, 잘 알지 못하는 나라에서 영화를 찍으려 했던 이유에 대해 데이비 슈 감독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유럽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한국인 입양아'에 대한 이미지가 있을 거라고요. 수치로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58년 이후 약 16만 7천 명을 해외로 입양을 보냈습니다. '아기 수출국'이라는 오명은 그렇게 생겨났습니다.
직접적인 계기는 감독의 경험이었습니다. 감독은 프랑스로 입양된 친구와 함께 직접 친구의 생부를 만나러 갔고, 그 아버지와 삼계탕을 먹은 뒤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캄보디아 입양아라든지 하는 새로운 이야기로 바뀌지 않은 건 앞서 말한 이유로 한국을 다루는 것이 더 생생하다고 느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같은 해에 칸 영화제에 초대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도 비슷한 소재를 다뤘습니다.
주인공 프레디는 참 모순적인 캐릭터입니다. 우연히 서울에 왔다고 하지만 생부를 만나기로 결심합니다. 한국 노래가 좋다고 말하면서 노래를 홱 바꾸더니 팝송에 몸을 흔듭니다. 생부를 만나러 가는 버스에서는 서울로 다시 돌아가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의 모순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리에서는 생김새로, 서울에서는 속내로…, 프레디는 끊임없이 '이 사람들은 나와 다르구나'는 감정과 부닥치니까요. 감독은 <리턴 투 서울>이라는 제목 대신 <절대로 나와 같아질 수 없는 사람들>, <노 리턴> 같은 제목도 고민했었다고 합니다. 정 반대 의미의 제목이지만 영화를 보면 끄덕이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배려를 좋아합니다. 친구들은 프레디에게 술을 자작하면 안 되는 이유를 가르쳐 주면서 '우리가 너를 제대로 대우하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이라고요. 테나와 고모는 친구와 아버지의 분노를 통역하면서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바꿉니다. 다시 만난 한국인 가족들은 프레디를 입양 보낸 이유에 대해 '너를 위해서'라고 말하기까지 하죠. 그런데 프레디는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불편하게 느낄 뿐이죠.
하지만 결국 원하지 않는 배려는 프레디가 원했던 곳에 데려가 줍니다. 어머니를 만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레디는 계속해서 서울을 찾습니다. 아마도 해결되지 못한 응어리 때문일 겁니다. 어머니는 자신과의 만남을 거부했고, 입양 기관에서는 만남을 거부하는 생모에게 연락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거짓말 같이 연락이 닿은 순간, 프레디가 어떻게 연락을 했는지 묻자 입양 기관은 '한 직원 분이 프레디의 사정을 듣고 힘을 써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리턴 투 서울>에서 한국인 관객은 누구에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을까요. 한국계 프랑스인인 프레디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테나도 사실 낯설지 않나요?
다만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조금 이해할 힘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인 다 됐네~'라는 칭찬을 외국인에게만 한다는 걸 들었을 때,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수많은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을 때 나침반이 될 만한 영화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