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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TS Apr 29. 2024

17th. 월요일의 의미가 궁금해질 때..

정현우 고등학생 시인의 <월요일>을 읽습니다.

                월요일

                         -달은 해가 필요하다.


                                                   정현우


너의 아름다움은 눈부시다.

너는 날 바래어

차라리 없게 만든다.


바람에 초라한 모습을 숨기고

바라보는 것이

내겐 일상이 되었다.


낮의 자락을 걷고

밤의 장막이 드리우면

이제야 내가 밝아짐을 느낀다.


누구도 아닌 너에게

찬연해진 나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싶다.


내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언제나 그 자릴 지키던 너는

온데간데없다.


사랑은 져주는 것이라 했는가

너를 위해서 나는 지겠다.

나의 일상을 빛내주던 태양이여.




하나고 선생으로 근무하던 시절..

교내 백일장 심사를 하게 되었다.

시 쓰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나보다 능력있는 이의 작품을

감히 평가하게 되는 아이러니.


'월요일'이라는 가장 지겨운 요일을

내가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말로 표현해냈다.

이 시는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

이미 최고상을 확정했다.

청출어람 그 자체다.


1학년 말에 이 시를 썼던, 이 녀석은

2년 후에 서울대 국문과에 합격했다.


학교를 떠난지 7년이 넘었지만,

월요일에는 이 시가 떠오른다.


이 시가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월요일 - 달은 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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