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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TS May 19. 2024

좋은 대학교 가고 싶습니다. 수능만이 답입니까?

대체로 그렇습니다만,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이 있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학벌이 의미없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학벌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는 학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싶습니다. 문제는 재수를 했는데도 제가 원하는 대학에 가지를 못했습니다. 수능이 저와 안 맞는 거 같습니다. 이럴 때 3수를 해야 합니까? 아니면 이쯤하고 대학생활을 해야 합니까? 좋은 대학을 가고 싶은 저의 욕망이 문제입니까?

  



이번 글은 금요일보다 늦게 발행합니다. 죄송합니다. 제법 바쁘기도 했고,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위 사례는 정시로 대학을 가려면 재수가 필수가 되었고, 3수 이상이 선택이 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학벌이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에 대해서는 이번 글에서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각자가 자라온 환경과 현재 접하는 상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에 따라 입장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위 사례의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합니다. 부정 입학은 불가하기 때문에 이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대입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대입에 있어서 우리는 수능을 기본적으로 떠올렵니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수능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체로는 맞지만, 항상 그렇지는 아닙니다. 오늘은 수능을 치루지 않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현재 입시는 좋든, 든 의치한약수를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줄세기우가 본질인 입시에서 의치한약수는 어떠한 줄로 세우더라도 각기 세워진 줄의 최상위에 위치해야한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의 질문도 의치한약수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거 같습니다.


일단 이 질문을 한 친구가 의치한약수를 희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능을 잘 보지 않더라도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그건 상대평가의 경쟁 상대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 특별한 자격 조건인 시간을 부여하는 편입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단, 저는 여기서 의대 편입이나 문과 편입의 경우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편입은 편입학의 준말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학교를 다니던 도중에 다른 학교 학년으로 옮기거나,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학교에 새로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적학교에서 2학년을 마치고 지원하는 새로운 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는 일반 편입과 전적학교에서 4학년을 마치고(학사를 취득) 새로운 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는 학사 편입이 있습니다. 당연히 시간적 공백이 없는 일반편입을 학생들은 선호합니다. 그 이야기는 만약 누군가가 학사 편입의 자격이 된다면, 학사 편입으로 합격하는 것이 훨씬 수월합니다. 


다시 위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답변을 이어가겠습니다. 의대 편입의 경우 신입학과 달리 본과 1학년으로 입학할 수 있어 학업의 공백을 줄일 수 있고, 학교별 전형으로 원서접수 제한없이 중복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나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은 내 기호가 특별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이라는 말이 됩니다. 그래서 의대 편입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고, 선발 인원이 많지 희망 인원 대비 많지 않기 때문에 정시로 수능을 준비하는 것보다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수능이라는 객관식 시험에 대한 반감이 심해서 실력에 비해 시험을 못보는 몇몇의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저는 의대 편입은 추천하지 않는 편입니다. 문과 편입은 과거비해서 선발 인원이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닌지라, 저는 문과의 경우는 편입의 실익이 크지 않아서 추천하지 않는 편입니다. 저는 문과생에게는 대학원으로 승부를 봐야한다고 이야기하며, 졸업 이후 대학원을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문과 계열이 아니고, 의치한약수가 아닌 일반적인 이과 계열의 편입은 어떨까요?  


저는 이러한 경우 입시적으로 편입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입시의 정점에 있는 의치한약수 계열의 합격자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집단이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수학 명문 상산고일까요? 강남의 명문 휘문고 일까요? 전국단위 자사고의 자존심 외대부고일까요? 반포의 강자 세화고일까요? 사람들이 이렇게 고등학교를 떠올릴 때, 5년 정도 전에는 '강남대성학원'이나 '시대인재학원'같은 '재수종합반 학원'들이 입시의 밈처럼 언급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입시의 밈이 바뀌었습니다. 정확한 수치로 이해하지 마시고, 밈처럼 이해해주십시오. 현재 의치한약수 계열의 합격자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집단은 인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공대가 되었다고 자조적인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이미 대학을 합격한 친구들이 해당 학교를 다니면서(일부는 학고를 받을 각오를 하고) 공부해서 다시 의치한약수를 준비하는 것이 현재의 양상입니다.


인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의 재학생들이 의치한약수를 합격하면, 기존 학교를 자퇴하고 새로운 학교로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기존 학교는 그렇게 생긴 공백 인원을 편입으로 선발해야 합니다. 의대 광풍이 입시판을 장악하면서, 자연계열 학과의 편입 선발 인원이 매우 높게 증가하였습니다. 이것은 입시적으로 매우 유리한 기회입니다. 의대 광풍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의대 광풍이 있는 동안은 인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특히 공대)의 편입은 매우 좋은 기회가 됩니다.  


편입에 대한 상세 정보는 검색으로도 쉽게 나옵니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다 다 그렇듯이 신호도 있고 소음도 있습니다. 그래도 자연계열 대학 편입의 경우는 수능으로 해당 대학을 가는 것보다 매우 좋은 상황이라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아끼는 하나고 제자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가 역량은 좋은데, 여러 과목을 골고루 잘하지 못했습니다. 3수까지 공부를 했지만, 정시 입시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인서울 끝자락 공대에 들어갔습니다. 군대도 다녀오고, 소속 학교에서 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편입을 준비했고(수능보다 준비할 과목이 적어서 본인은 더 좋았다고 합니다), 작년에 연세대 화생공을 합격했습니다. 이 녀석은 3수를 하지 않고, 곧장 대학을 다니면서 편입을 준비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이야기를 종종합니다. 특이했던 것은 화생공의 편입 선발 인원이 10명이었습니다. 올해는 14명이네요. 전기전자나 기계, 화생공처럼 자연계 최상위 공대의 편입 선발 인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해당 학생들이 의대로 옮겼음을 나타냅니다.


저는 수능이라는 시험이 좋은 평가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학생들의 역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능 점수 몇점이 더 높고 낮다는 것이 공정한 선발이 될 수는 있겠으나, 그게 실제 실력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수능이라는 평가 방식에서 역량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면, 수능을 통해서만 대학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두번째, 의사가 꼭 되고 싶어하는 학생의 입시입니다.


 현재 의사가 되려면 '의대'를 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의대를 가는 방법인 수시, 정시, 편입 3가지 방법 모두 지옥처럼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래도 의사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일단, 저는 현재 의대 광풍에 대해서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교육적인 철학이나 사회에 대한 책무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입시 강사로 '의사'의 미래에 대한 저의 의심이 있습니다. 현재 '의사'가 최고의 직업군이라는 것에는 반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실력이 좋은 친구들이 '의사'라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합리적입니다. 저의 고민은 그렇게 선택한 '의과'에 진학한 이후,  의예과 6년+인턴 1년+레지던트 3~4년 기간을 보내야 합니다. 여기에 남자는 군복무도 포함해야 합니다. 물론 의예과 6년을 마치고 일반의로 개원을 하면 되지만, 보통은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실제 의사가 되기까지의 기간이 매우 깁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년입니다. 남자라면 군복무 포함해서 여차여차하면 15년입니다. 저는 10년 후의 미래를 위한 선택의 근거오늘 '의사'라는 직업이 최고이기 때문이다처럼 단순한 것이라면 걱정이 됩니다.


아무튼 그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라면, 현재는 아주 치열한 관문을 통과해야만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 중에서 그나마 확률이 높은 것이 정시입니다. 그래서 재수종합반은 현재 고3 학생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제 제자 중의 한명은 물리.. 엄밀히 말하면 실험 물리를 잘하는 친구였습니다. 의대 지원을 희망했고, 고3 시절 입시를 실패했습니다. 이후, 재종반에서 재수와 3수를 했는데도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연락이 단절되었습니다. 그러다가 4년 전 쯤 다시 연락이 되어서 만났습니다. 그 친구에게 들었던 근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헝가리에서 의대를 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럽 유학은 흔했지만, 헝가리는 다소 뜬금없고, 그곳의 의대도 낯설어서 되물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헝가리에 의대가 있다고 합니다. 수업과 시험은 헝가리어로 하지 않고, 영어로 본다고 합니다. 의대를 졸업할 때, 헝가리에서 의사로 활동하지 않는다고 선언(즉, 헝가리 의대를 졸업하면 헝가리에서 의사활동을 못합니다)하면, 의사 자격을 발급해주는데, 이러한 의사 자격을 지니고 있으면,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외국의대 졸업자가 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국내의대 졸업자들이 의사가 되기 위해 치는 의사고시 전 단계인 예비시험을 칠 수 있고, 이 시험을 합격하고 나면 일반의가 될 수 있고, 인턴과 레지던트 또한 지원하여 선발되면 가능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4년 전이었으니, 아마도 이 녀석은 곧 국내 의사 시험을 볼 거 같습니다.


'해외 의대 국내' 라고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은 기사들이 여럿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인정 외국의대 전체 명단 공개…38개국 159개 대학 | 연합뉴스 (yna.co.kr)

이들 외국 의대를 졸업해 해당 국가의 의사면허를 취득한 한국인 중에서 2019∼2023년 최근 5년간 국내 의사고시에 가장 많이 응시하고 합격해서 실제 한국 의사면허를 발급받은 사람들은 헝가리 의대 출신들이었다.
헝가리 의대를 졸업하고 헝가리의 의사면허를 얻은 사람 중에서 이 기간 총 86명이 국내 의사면허 시험을 보고 73명이 합격해서 약 85%의 합격률을 보였다. 또 이렇게 합격한 73명 전원이 국내 의사면허를 발급받았다. 국내 의사 예비시험 자격요건은 의료법 개정으로 강화됐다.
1994년 7월 7일 이전까지만 해도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하기만 하면 국내 의사면허 시험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국내 의사 국시를 치를 수 있게 됐다.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해외 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에서 의사 면허를 받아야만 국내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할 경우 의사가 될 수 있게 한 것이다.   <연합뉴스>


해외 의대를 통해서 국내 의사가 되는 방법이 편법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글들도 여럿 있습니다. 저는 의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정보만을 소개할 뿐입니다. 다만 해외 의대를 졸업고, 곧장 국내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의사가 되기 위한 '예비 시험' 응시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한 정보입니다. 이 '예비 시험' 응시자가 되기 위한 자격을 받기 위해, 학생들은 재수, 3수, 4수 그 이상도 누군가는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의사라는 진로의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만약 누군가가 절실하게 의사가 되고 싶다면, '해외 의대'를 통한 의사가 되는 법도 고려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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