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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TS Apr 26. 2024

목표하는 대학 1곳만 지원하는데, 뭐가 문제입니까?

입시는 확률 싸움, 확률 싸움에서는 빈도를 높이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정시 파이터입니다. 수시는 거의 안될 거 같구요. 독한 마음을 품고 공부에 전념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배수진>을 치고자 합니다. 그래서 정시는 제가 희망하는 학교 한 곳만 지원하기로 하고, 수시는 그외 학교는 지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런 제 선택에 대해서 주위에서 우려를 표하십니다. 제 생각에 문제가 있을까요?

  



 입시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일부의 사례를 통해 일반화하는 경향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입시에서의 특별한 사례는 늘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것은 특별한 사례일 뿐, 특정한 원인에 따라 동일한 결과 도출되는 보편성을 지니는 원리가 아닙니다. 로또 1등은 매번의 로또마다 배출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로또의 1등 당첨을 토대로 나의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수험생은 일단 누군가가 어떠한 방법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유튜브'라는 접근성이 뛰어난 매체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욕구가 결합하면서, 이 소음은 더 중폭되고 있습니다.


 입시는 줄세우기의 앞쪽 순번에 위치해야 하는 확률 싸움입니다. 물론 확률 싸움일 필요가 없는, 어떠한 줄세우기 방식에도 합격 커트라인 안쪽으로 가뿐하게 존재하는 넘사벽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친구들은 입시판에서 정말 얼마 없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시라는 줄세우기에서 어떤 줄세우기 선에 섰느냐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달라지는 확률의 영역에 있습니다. 화장실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화장실에 갔는데, 이미 사람들이 각 화장실 칸 마다 줄 서 있습니다. 요즘에는 통합해서 한 줄로 늘어섰지만, 예전에는 각 칸 별로 줄을 섰었습니다. 이 때, 어느 칸에 줄을 서느냐에 따라 화장실을 빨리 이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어느 쪽 줄에 설 것인가, 고민하게 되지만, 그 예상은 빌런(예상 못한 변수)의 출현에 무용지물이 됩니다. 내가 준 라인에 빌런(예상못한 변수)이 있으면, 나는 화장실 앞에서 매우 큰 고통을 겪으며 기다려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분신술을 쓸 수 있어서, 여러개의 화장실 칸을 줄을 설 수 있게 되었다면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그 때에도 화장실 한 만 <배수진>을 치고 선택하실 것입니까? 이게 아니면, 죽음이다는 그 독한 각오로 선택하실 겁니까? 아닙니다. 이건 현명하지 않습니다. 분신술을 쓸 수 있다면, 최대한 많은 화장실 칸의 줄에 줄을 서서, 빨리 이용 가능한 화장실을 이용하면 될 것입니다. 이처럼 확률 싸움에서는 빈도를 높이는 것가장 중요한 방법이 됩니다. 왜 그 기회를 놓치려고 하십니까?


 아래는 저의 아픈 사례입니다. 물론 이것 또한 사례입니다. 당연히 입시에서는 어떠한 '사례'를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반박가능한 '사례'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례'를 제시하는 경우는, 이와 같은 아픈 실수가 '독한 각오'라는 이름으로 잘못 가스라이팅 되어서, 매번 아픈 '사례'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례를 소개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유일한 전국단 자사고에서 1기 졸업생의 고3 문과 담임이었습니다. 서울대를 많이 보낸 학교를 언급할 때, 항상 5위 안에서 언급되는 학교입니다. 중학생 시절, 각 학교를 주름잡던 친구들이 모인 곳이기에, 내신 성적 잘 받기가 정말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이 곳에서 수학을 참 잘하는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문과 학생임에도 과 학생까지 포함하여, 수학 잘하는 친구 10명 안에는 꼭 들어가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와 상담을 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꼭 서울대 경제학과에 가야하겠습니다. 그외 학교는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수시에서도 서울대 경제학과 1곳, 정시에서도 서울대 경제학과만 지원할 것입니다.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설득했으나, 이 친구는 단호했습니다. 아주 결연한 자세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대나 연대의 지원도 거절했습니다. 학과 조절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고,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도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당연히 수시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합격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유를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서울대 경제학과는 학생들의 내신을 최우선 요소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입시적 전망이 간단하고 명확한 편입니다. 해당 교 경제학과 지원자 중에서 가장 내신 성적이 좋은 친구(아주 가끔 2명 정도)가 되어야 일단 합격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수시로 이미 안 된다는 걸 이 친구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념에 가득 찬 이 친구는 흔들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정시로 서울대 경제를 가면 되니까요. 그러나 정시로 서울대 경제를 갈 점수가 안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정시에 서울대 경제학과 1곳만 지원하고, 자발적 재수에 들어갔습니다. 재수 때에도 독한 각오로 1곳만 지원했고, 3수 때에는 다른 곳도 지원한다고 했지만, 유리했던 전형은 그때 없어져서 다른 곳도 진학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연락이 끊긴 상황입니다. 지금도 그 친구를 생각하면, 그 때 이 친구를 덜 존중하고, 더 강하게 설득했어야 하는 후회가 생깁니다.


 같은 반에 위의 친구보다 공부를 못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멘탈이 강하지 못해서, 자주 흔들리던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는 수시 6회를 전부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6곳 중에서 1곳만 합격을 했습니다. 지금와서 따져보면, 입학사정관 전형 초기에 시험적으로 2년 정도 운영되다가 사라진 전형(OKU전형)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친구가 이 전형의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턱걸이 합격이 분명할 것입니다. 고려대 경제학과에 합격한 이후, 여전히 흔들리며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멘탈이라는 것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단단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친구는 이후 대학 유도부에 들어가서 신체와 정신을 단련했고, 졸업 후 중앙대 로스쿨에 합격합니다. 2년 전에 로스쿨을 졸업했고, 검사로 입관하여, 지금은 검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수험생은 단단한 멘탈일 수 없습니다. 단단한 멘탈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인생은 수험생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로도 계속 성장할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단한 멘탈도 좋은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단한 멘탈은 자칫 완고해지기 습니다. 그리고 너무도 많은 일에 결연한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입시적으로 참 유연하지 못하게 됩니다.


핵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입시는 변수가 많은, 확률의 영역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이를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이러한 확률 조차도 결연한 의지로 대응하시면 안됩니다. 확률의 영역은 '빈도'로 대응하셔야 합니다. 최대한 많은 지원 기회를 가지셔야 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대응' 전략을 말씀드립니다.


 대입에서 수험생은 몇 회의 지원 기회를 갖습니까? 수시, 정시를 모두 지원한다고 가정합시다.


수시 6회, 정시 3회 대부분 이렇게 9회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절반만 맞습니다. 다만, 어떤 학생이 이렇게 9회의 기회를 갖는 것은 수시 6회를 모두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지원 기회를 최대한 많이 가져야 된다고 이야기하면, 수시를 모두 떨어진다는 불합격의 이미지를 주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수험생들은 원원킬이 멋진 것이지, 여러 번 총을 난사해서 어쩌다 한 번 결과를 내는 것을 좀 덜 멋지게 여기는 거 같습니다. 입시는 결과로 말하는 영역입니다. 멋진 결과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실력이 비등비등한 경우, 최대한 총을 난사할 기회를 얻는 것(=빈도를 높이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입시 지원 기회를 높이는 것(=빈도를 높이는 것)의 핵심 원리를 말씀드립니다. 일단 입시 지원의 원칙이 있습니다. 이를 잘 이해해야, 빈틈이 생깁니다. 다음 원칙은 교육부의 시행령입니다. 정확한 워딩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원칙1. 수시는 6회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단, 이 원칙은 교육부의 시행령이기 때문에, 교육부에 소속된 대학 지원하는 경우만 해당됩니다.


원칙2. 수시에 지원하여 1곳의 대학이라도 합격한 학생은 정시로 지원할 수 없습니다. 이를 우리는 수시로 납치되었다고 합니다. 단, 이 원칙 또한 교육부에 소속된 대학인 경우만 해당됩니다.



그렇다면, 이 원칙과 예외 사항들을 잘 검토하시다 보면, 누군가에게는 입시의 지원 기회가 최대 9회가 아니라, 그 이상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최대 수혜자는 이과학생입니다. 그것이 이과 학생이 입시에서 유리하다는 의견의 실제 근거 중 하나가 됩니다. 바로 군외대학들입니다.


케이스 1.  이과생(통합 교육과정이라서, 문이과 구분이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기에 편의상 이과라고 부르겠습니다)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입니다. IST(이스트) 계열이라고 부르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아래학교들은 특별법에 의하여 만들어진 학교들로서, 교육부 산하 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수시 정시와 관련된 입시 제한에서 자유롭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대학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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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산자원부] 산하 대학

한국에너지공과대학(KENTECH)


만약 어떤 학생이 수시로 6회 지원을 하고, 위의 IST 계열 전 학교와 켄텍까지 지원한다고 하면, 수시로 11회의 입시 지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정시까지 포함하면, 무려 14회의 지원입니다. 더 좋은 점은 원칙 2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이 학교들을 수시 전형에서 합격하더라도 수시 납치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강력한 기회가 됩니다.


케이스 2. 문과생 이과생 모두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입니다.

국방부 산하 대학이 있습니다.

 

[국방부] 산하 대학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간호사관학교


더불어 [행정안전부] 산하 대학이 있습니다.

[행정 안전부] 산하 대학

경찰대학교


단, 위의 5개 학교는 입시 일정을 함께 합니다. 즉,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필기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위 학교군은 1회의 기회만 얻는 셈이 됩니다.


만약 위의 이과 전공의 IST 계열을 모두 지원하고, 케이스 2의 대학까지 지원한다면, 이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수시 입시의 기회는 12회가 됩니다. 정시까지 포함하면, 무려 15회가 되는군요.

  일례로 강남대성에서 지도했던 이과생 제자는 정시에 올인해야 하는 학생으로, 시험 공포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친구가 경찰대를 시험 공포증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응시하여 합격한 이후에, 수능 성적도 잘 받아서, 정시로 아주대 의대를 합격하여, 아주대 의대를 최종 등록하였습니다.

  또한 제 하나고 문과 제자는 수시로 대학을 가야하는 상황에, 경찰대도 함께 지원하여, 수시 6회 대학은 모두 떨어지고 경찰대만 합격하였습니다. 원하는 진로는 아니었지만, 경찰대에 진학하여 졸업하고, 경찰로 복문하던 중, 고려대 로스쿨에 합격하여, 현재 경찰 진로와 로스쿨 공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케이스 3. 문과생, 이과생 및 예체능 학생이 모두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이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학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학

한국예술종합학교(흔히, 한예종)

예술 엘리트 양성을 위한 대한민국 최고의 국립대학입니다. 뭐, 대부분의 경우 오랫동안 예체능을 준비한 친구들이 지원을 합니다만, 역극원의 극작과나 연극학과(예술경영)의 경우 예체능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합격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글쓰기는 미술과 음악처럼 실기학원을 토대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보니,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이과로 수험생활을 하면서, 한예종을 붙은 친구는 못 봤습니다.


  만약 위의 이과 전공의 IST 계열을 모두 지원하고, 케이스 2의 대학까지 지원한 학생이,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케이스 3의 대학까지 지원하게 되면, 이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수시 입시의 기회는 13회, 정시까지 포함하면 무려 16회가 됩니다.


  이외에도 산업대학교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농협대학교 등이 번외 전형에 해당되나, 수험생들에게 의미있는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위의 3가지 케이스만 기억하면 되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방귀뀌다보면, 똥 쌀 날이 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빈도는 정말 중요합니다. 특정한 빈도를 만드는 데, 있어서 내 노력적 품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면, 빈도를 늘리기 위한 시도는 무조건 옳습니다. 적어도 입시적 현실은 그렇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배수진>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스스로 그 빈도를 줄이는 행위는 입시적으로는 매우 불리하고, 위험한 선택이 됩니다. 결사적인 각오로 온 힘을 다해야 할 때가 있고, 의미 부여 없이 최대한의 많은 기회를 가져야할 때가 있습니다. 대학 입시는 철저하게 빈도의 영역입니다. 그러니 장엄한 의미에 취해서, 스스로 빈도를 낮추는 악수를 두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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