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OC(국제협력개발 민간협의회)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 교육을 받으며
멈칫멈칫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그래도 그들과 함께 있음이 즐겁다.
그들은 뭐든 잘한다. 봉사단원이 되기 위해 많이 준비한 태가 팍팍 난다. 조리 있는 말과 자신감 있는 태도, 전문용어도 잘 알아듣고 질문에 빠르게 답한다. 강사와 그들이 주거니 받거니 소통할 때, 내 눈은 화면을 보고 있지만, 머릿속은 이리저리 제멋대로다. 멍하다가 화들짝 놀라 정신 잡고, 다시 또, 이러길 몇 번 하다 보면 교육 종료 시각이다. 입력과 출력이 느려졌다는 것이 뼛속까지 느껴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모른다고, 느리다고 조바심이나 초조함이 일지 않는다. 이것이 여유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무뎌짐이라면 노력하며 주저앉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같은 봉사단원으로서 같은 무게의 책무성이 있다.
첫 교육은 봉사 단원 소개다.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컴퓨터 화면의 바둑판만 한 네모 속에서 그들이 얼마나 젊은지, 얼마나 큰 열정을 가졌는지, 열기가 화면 밖으로 쑥쑥 빠져나온다. 대부분 2030 세대다.
각 NGO 기관이 선발한 봉사 단원은 'KCOC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 교육'을 받고 건강검진까지 통과해야 정식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22년 1월 3일부터 2주간 교육을 받았다. 예전에는 합숙하며 교육받았다는데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온라인 교육이다. 다양한 분야의 NGO 단체에 선발되어 지구촌 곳곳에서 활동할 90여 명이 줌(zoom)으로 매일 교육받았다. 6개 분야 18개 과목이다. 성과관리계획, 지표 수립, 의료안전서비스, 성격검사, 심리검사, 아동보호, 스트레스 관리, 디지털 윤리, 저작권, 성 인지 감수성, 안전교육, 국제개발협력의 이해, ODA, SDGs 등 등이다. 그중 개인적으로 더 관심 가는 것은 개인위생관리였다. 응급처치, 예방접종 등 건강에 관련된 교육이다. 내 나이와 환경이 다른 현장 근무에서 건강은 중요하기에. 선발 방침이 코로나 때문에 50세 미만으로 제한이 있었는데, 내가 소속된 단체만 50세 이상이다. 단, 원격 봉사 6개월(1~6월), 코로나 상황에 따라 현지 파견 봉사 6개월(7-12월)이 조건이다.
막연하게 생각하였던 것이 현실로 다가올 때면 신기하다. 그때그때 여러 선택지 중에서 결국은 한 꼭짓점을 향해 자신도 모르게 선택했던 거 같다. 현직에 있을 때 학교에 파견 온 영어 원어민 교사를 보며 나도 한국어 원어민 교사가 가능할까 생각한 적이 있다. 이것만이 계기가 되진 않았지만, 퇴직 후 편입하여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어학과에서 다문화사회 공부를 하면서 이주노동자에 관심을 두고 그들에게 한국어 교육 봉사를 시작했다. 봉사하다 보니 올해는 NGO 해외 봉사단 한국어 교육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지금은 원격(zoom)으로 캄보디아 현지인과 수업한다.
같은 단원 중에 엄마의 활동 모습을 보고, 딸도 휴학하고 봉사단에 지원한 경우도 있다. 비록 다른 기관에서 활동하지만 같은 기수의 단원으로 이번 교육도 같이 받았다. 맹모삼천지교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가장 가까이에서 서로 지지해주고 자신의 삶을 확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전보다는 인기가 떨어진 해외 봉사지만, 정주행 하다가 잠깐만이라도 옆도 보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러한 활동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계약 기간 일 년 활동 후 나에게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르지만, 한국어 교육 봉사만큼은 계속하고 싶다. 나에게는 가치 있는 일이므로.
반짝이는 2030 사이에서, 세대를 넘어, 자신을 내려놓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