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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약돌 Apr 18. 2024

17화. 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16. The tower

  은 여러 층으로 또는 높고 뾰족하게 세운 건축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저는 탑 하면, 동화 라푼젤이 떠오릅니다. 아마 그림형제의 라푼젤의 원작을 알고 있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은데, 디즈니에서 ‘라푼젤’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발표하고 난 뒤에는 원작의 이야기는 그대로 잊혀지고 디즈니 감성에 빠져들었지요. 어떤 게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어쨌든 탑과 소녀라는 공통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라푼젤(독일어: Rapunzel)은 그림 형제가 모은 동화집에 수록되어 있는 독일 동화이다. 1812년에 《어린이와 가정의 동화》 (독일어: Kinder-und Hausm rchen)에 실려 최초로 출판되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이가 없던 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아이를 임신한 아내는 이웃에 사는 마녀가 키우는 라푼젤(들상추)을 몹시 먹고 싶어 했다. 라푼젤을 먹지 못하면 죽을 것 같다고 졸라대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마녀의 밭에서 몰래 라푼젤을 훔쳐냈다. 라푼젤을 맛있게 먹은 아내는 또 라푼젤이 먹고 싶다고 졸랐고, 남편은 또 마녀의 밭에 갔다가 마녀에게 들키고 말았다. 마녀는 태어날 아기를 자신에게 주면 용서해 주겠다고 제안하고, 남편은 이를 승낙했다.
  시간이 흘러 아내는 딸을 낳았고 마녀는 약속대로 아기를 데려갔다. '라푼젤'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이는 깊은 숲 속에 있는 높은 탑에 갇혀 자라게 되었다. 그 탑에는 출입구가 없었고, 마녀는 라푼젤의 긴 황금빛 머리카락을 사다리 삼아 탑을 드나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숲을 지나가던 왕자는 라푼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이끌려 탑을 찾아오게 되었고, 마녀가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타고 탑을 오르는 것을 보고 마녀가 없는 사이 자신도 같은 방법으로 탑에 올라갔다. 라푼젤과 왕자는 곧 사랑에 빠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화가 난 마녀는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잘라 들판으로 내쫓고, 이 사실을 모른 채 탑에 찾아온 왕자는 마녀에 의해 가시덤불 위로 떨어져 시력을 잃었다. 7년 후, 여기저기를 떠돌던 왕자는 쌍둥이 아이를 낳아 살고 있던 라푼젤과 재회하고, 라푼젤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왕자의 시력을 회복시켜 왕자와 라푼젤, 그리고 두 아이는 왕자의 나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았다.
                                                                                                                                                                                                                                                 [위키백과 - 라푼젤]

  라푼젤에게 탑이란 갇힌 곳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평생 자신의 집이었기에 피난처이자 안식처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삶에서 이렇게 이중적인 관계나 사물들을 종종 만납니다. 그 관계를 정의할 때 종종 ‘애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생각해 보면 ‘애증’의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그 차이가 무척이나 극명하기 때문일 겁니다. 너무 좋았다가, 너무 싫은 그 큰 간극. 차가움과 뜨거움의 간극.  정반대인 탑의 속성과 비슷합니다. 숨기 위한 곳 혹은 벗어나야 하는 곳.

  

(우) 1978년 동독 우표에 그려진 라푼젤과 마녀의 그림 , (좌) 한국 기준 2010년 개봉한 디즈니 50번째 장편작 라푼젤


  오늘의 카드는 16번 탑/타워 카드입니다. 1+6=7 전차카드와 연결 지어 읽을 수 있지요. 전차카드는 그 속성이 성취, 진취적임을 고려할 때 탑은 방해요소입니다.

  전차가 탑에 갇혀 있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그래서 탑은 나가야 하는 공간이 됩니다. 탑카드의 이미지는 조금 더 직접적입니다. 탑의 꼭대기에 하늘에서 내려온 번개가 번쩍이고,

왕관이 날아가며, 두 명의 사람이 불붙은 탑에서 추락하고 있지요. 나가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강제로 떠밀려서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탑카드는 의도치 않은 상황의 변화, 새로운 패러다임, 대격변 등을 나타냅니다. 타로카드 중에서 역방향으로 나왔을 때도 의미 해석이 크게 다르지 않은 카드이기도 합니다.

  저는 상담 중 이 탑카드를 만나면 어떻게 읽어야 할까 특히 더 공을 들이는 편입니다. 내담자에 따라서 잠시라도 탑으로 피해야 할 때도 있고, 하루빨리 탑에서 나와야 할 때도 있거든요. 어떤 상황이든지 내담자는 분명한 상황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고, 그것은 꽤나 충격적일 확률이 높습니다. 저의 타로상담이 미래를 점치는 것보다는 현재를 알아가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이 탑카드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내담자의 큰 변화겠지요. 그 변화를 알아차리며 걱정하는 중일 수도 있고, 변화는 일어났지만 아직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론과 해답이 아닙니다. 이 카드를 만난 내담자를 나와 상황을 함께 맞이한 동행이라고 생각하며, 내담자가 혼란스러운 마음에서 한발 물러나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랑스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탑, 에펠탑(Eiffel Tower)

  그거 아세요? 요즘 초등학생은 에펠탑을 에펠탑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아이펠타워. 크... 발음도 좋더라고요.

  이 아이펠타워-저는 그냥 에펠탑이 좋네요.- 는 첫 등장부터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경악을 불러일으켰다지요. 그런데 지금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에펠탑, 저는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는 듯합니다.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이 에펠탑이 보이는 풍경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네요.

  에펠탑은 산업화 시대의 개화를 의미했다. 돌을 재료로 하는 건축의 시대에서 철을 재료로 하는 건축의 시대로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에펠탑은 철의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기념비가 됐다. 탑에 쓰인 철의 물량은 7300여 톤. 2년 2개월 5일의 공사 기간을 거쳐 1889년 3월 31일 대역사(大役事)가 마무리됐다. 탑의 높이는 약 300m. 1930년 뉴욕 크라이슬러 빌딩이 세워지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첨탑과 통신용 안테나가 덧붙여져 총높이는 324m가 됐다. 에펠탑은 지금까지도 무전탑으로 이용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에펠탑은 처음부터 파리의 상징이었다?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101, 2012. 9. 24., 김규회, 황선정, 송진욱)
제가 가지 못하니, 에펠탑을 사진으로라도 소환하렵니다.


                                                                                               탑 : 대격변, 운의 쇠락, 예상치 못한 추락,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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