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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tyle by AK Mar 24. 2023

맥심 커피 좋아하는 남편

닥치는 대로 테이스팅

하루는 나의 대학/대학원 스승인 피아니스트 그웬(Gwen)과 남편 릭(Rick)을 초대했다. 몇 년 전에 롬바우어 (Rombauer) 와이너리에서 우리가 가져간 올드 빈티지와인으로 시음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초대를 한 이후로 부부끼리 좀 더 가까워졌다. 워낙 나와는 친구처럼 지내는 부부지만 아무래도 늦게 만나게 된 스티븐과는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었다. 가끔씩 와인도 같이 마시고 또 그들이 클럽 멤버로 있는 마탄자스 크릭 (Matanzas Creek) 와이너리 하베스트 파티에 우리가 초대받기도 하고...  또 그웬의 연주회가 있는 날은 뒤풀이로 독일 레스토랑에 가서 같이 시간도 보내고 하면서 이제는 부부끼리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웬과 릭 ^^


그웬과 릭을 초대한 날, 우리는 루이 마티니 (Louis Martini)와 롬바우어(Rombauer) 샤도네이, 캘럼 (Calem) 포트와인을 준비했다. 저녁 식사로 당첨된 메뉴는 한국식 차돌박이 무쌈. 이 음식을 미국인들이 너무 좋아한다. 이걸로 손님 접대하면 100% 성공이다. 간단하기 그지없지만, 샐러드에 들어가는 간장, 참기름과 양파향이 새콤달콤한 무쌈과 차돌박이와 어우러진다. 그 맛이 입안에 아직 맴돌고 있을 때 루이 마티니 캐버네 와인을 한 모금 마셔주면 거짓말 조금 보태 천국의 맛을 경험하게 된다. 특별히 2007년도 루이를 마실 때 저절로 Gorgeous!! 외쳐지곤 했다. 와인- 푸드 페어링까지 완벽한 메뉴이다.


식사를 마친 후 스티븐이 와인을 세 가지 다른 모양의 와인잔을 내오며 테이스팅을 하잔다.

1. 둥글고 큰 잔

2. 화이트 와인잔. 기다랗고 좁은 편이지만 3번보다는 잔이 크다.

3. 보통 집에 있는 작은 잔

왼쪽부터 1, 2, 3

한 모금씩 마신 후에 어떤 잔의 와인이 가장 맛있느냐고 물었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 셋 다 가장 크고 둥근 잔의 와인이 제일 부드럽고 맛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1. 와인이 공기와 접하는 부분이 많은 밑이 둥글고 큰 잔이 가장 부드럽고 맛을 제대로 표현해 냈다.

2. 화이트와인을 마실 때 쓰는 기다란 와인잔은 아직 공기가 접촉이 잘 되지 않아 부드럽지 않고 꽤나 빡빡한 맛이 난다.

3. 그리고 작은 잔으로 마신 와인은 너무 떫고 무슨 맛인지 알 수없을 만큼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맛이다.


그웬과 릭은 어떤 와인들을 마셨는지 무척 궁금해했다. 드디어 스티븐이 테이스팅 한 와인을 내왔을 때 그웬과 릭은 어이를 상실했다. 이 세 가지 와인은 모두 같은 와인이었던 것이다. 멘붕이 온 듯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그들에게 스티븐은 와인 잔의 모양이 얼마나 중요한 지 설명해 주었다.


1번의 둥근 잔은 공기와의 접촉이 가장 많기 때문에 와인이 부드러워진다. 디캔팅을 하는 이유도 같은 이유이듯이. 우리는 이런 이유로 레드 와인을 마실 때는 반드시 1번의 잔으로 마신다. 여행을 갈 때 잔을 가져갈 정도이다.

 

다음 순서로 디저트 와인인 포트를 내왔다. 브랜디가 20% 섞인 이 와인은 달고 진하고, 정말이지 근사하다. 이 포트와인도 둥글고 커다란 잔에 따라 1-2시간 동안 마시면서 그 맛을 관찰하면 정말 흥미롭다. 그 맛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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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냉장고에 누워있는 포트 와인


포트와인 다음에는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스티븐에게 테이스팅 본능이 슬슬 나와서는  갑자기 3잔의 커피를 가지고 나왔다.


각자 어떤 커피를 좋아하는지 택하는 커피 블라인드 테이스팅! 그전에 스티븐이 한국 맥심 커피믹스 광팬이라는 걸 먼저 알려야겠다. 스티븐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은 미디엄 로스트 원두를 갈아서 신선한 커피를 만드는 일이다. 블랙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2% 지방 우유: 원두커피를 8:2로 아침을 시작한다. 그런 스티븐이 맥심 일회용 커피를 맛보더니 완전 광팬이 되었다. 물론 집에서는 늘 자기식으로 커피를 마시지만 여행을 갈 때면 커피 스틱을 10-30개 정도 가져간다.


한국 마켓에서 장을 보다가 스티븐이 없어지면 첫 번째로 막걸리 파트 앞에 가면 거기에 서있다.

그러다가 또 없어지면 커피 믹스 섹션에 가면 된다.

세 번째는 일본 모찌 파는 곳.

어쨌든 스티븐뿐 아니라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맥심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다.  덴마크에 사는 친구 칼스턴(Carsten),  알래스카의 빌(Bill),  한국에 여행 왔던 내 친구 메리(Mary)...  이 커피가 선물로 꽤나 환영받는다.  그런데 나는 베트남 커피 믹스가 너무 맛있다. 한국 커피믹스보다  향이 훨씬 풍부하고 독특해서이다.


어쨌든 그웬과 릭에게 이 베트남 커피 믹스, 맥심 커피 믹스, 원두커피, 이렇게 3가지를 테이스팅으로 내놓았다. 물론 어떤 커피가 승자일지는 안 봐도 비디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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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라고는 내려 마시는 것밖에 모르던 그웬과 릭도 이후로 맥심 커피 믹스의 광팬이 되었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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