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거, 체력 보강중, 염색함, 몸을 불살라 놀았다
신나게 먹고 있다. 토 일 강행군 예정이라 더 열심히 먹었다. 여전한 분식러버. 한의원서 밀가루 좀 그만 먹으라 그랬는데 벅벅 긁어서 피나는 거 보면서도 신나게 밀어넣는 중이다. 소화제 먹어가면서 맛있는 거 먹는 어리석은 인간. 그치만 입이라도 행복하면 좋지 뭐.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유산균과 비타민 앰플 때려 넣는 중. 예전에는 알약 한 줌씩 먹는게 유행이더니 요즘은 액상형 고용량 비타민이 대세더라. 아침에 한 병 털어넣고 모카포트로 끓인 찐한 커피 한 잔 마신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동시에 하는 중. +-제로라며 자기합리화하기. 운동도 빠지지 않고 간다. 잠시 쉬는 중인 아는 쌤이 그러더라. 운동은 힘들 때 더 빡세게 하는 거라고. 그래야 힘든 걸 버틸 체력이 생긴단다. 실제 그걸 경험해 본 사람이라 최선을 다해 운동 가는 중. 여유가 쪼끔만 되면 헬스 PT도 받아보고 싶은데 마음에 차는 트레이너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걸 알아서 간만 보는 중이다. 실제로 되도 않는 동네 양아치한테 돈 날린 경험이 있어서 돈 좀 들어도 좋은 선생님 구하고 싶다. 지금 다니는 필라테스는 지역가랑 비교헸을 때 좀 비싼 편이지만 선생님들이 늘 교육 받으러 다니시고 정말 꼼꼼하게 봐 주시는 터라 힘들어도 열심히 다닌다. 요즘 눈만 돌리면 피티샵이 넘쳐나는데 얘기를 들어보면 진짜 천차만별이다. 싸도 잘 해주는 데가 있는가 하면 비싼 카운팅 기계 노릇만 하는 트레이너도 수두룩 하다는 게 업계 종사자의 말. 뼈나 근육의 구조도 모르고 몸만 좀 되면 너도나도 트레이너랍시고 명함판다는데 그게 업계 스스로 무덤파는 일이라는 걸 왜 모를까. 애초에 그 동네 불량배스러운 껄렁한 자세부터 좀 어떻게 해 보자. 진심 하나도 안 멋있어 보이니까.
오랜만에 비싼 염색했다. 기분 전환엔 머리 하는 게 최고. 10년 넘는 단골인데 가격이 점점 올라가도 딴 데 옮길 수가 없다. 별 말 안 해도 알아서 원하는 대로 해 주는 데가 없다. 애들 바글바글한 대형 미용실은 갈 때마다 사람 바껴서 싫고, 그 때마다 요구 사항 전달하기 번거롭다. 원장님 실력 깔끔하시고 서비스 만족스러워서 그냥 내가 좀 더 벌기로 했다. 한동안 바빠서 시간을 못내다가 오랜만에 간 김에 거창한 이름 붙은 염색을 해봤다. 밝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편이고 머리가 너무 빨리 길어서 염색 주기가 짧아 일반염색만 했었다. 가격도 만만치 않고 탈색이 들어가는 디자인이라 머릿결이나 두피 걱정도 됐으니까. 그래도 행사 하고 단골이라고 좀 깎아 주셔서 적당한 값에 했다. 원래 손톱이든 머리든 믿을만한 곳 가서 낼만큼 내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자꾸 초치는 사람들 보면 그냥 내 인생에 신경 끄라고 말해주고 싶다. 3000원 주고도 안 할 머리를 해 와서는 싸게 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 보면 나도 하고 싶은 말 많지만 참는 거라고. 나는 500원짜리도 그 값을 못하면 버리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내가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러니까 열심히 많이 벌어야지.
지금은 고속열차 안이다. 토일 이틀을 미친듯이 달리고 집에 가는 중. 잠들면 못 일어날까봐 정신력으로 버티는 중.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서 바로 첫콘보고 호텔서 기절. 일요일 아침 눈뜨자마자 체크아웃. 올림픽공원 길바닥에 앉아 기다리다 막콘 보고 내려가는 길. 늙으니까 체력이 후달려서 덕질도 힘들다. 그래도 그 덕에 인생이 즐거워졌으니 체력 따위 바닥에 줄줄 흘려도 좋다. 마침 근처에 어머님들의 아이돌도 공연을 한 모양인지 꽃분홍으로 예쁘게 차려 입고 모여 계시는데 너무 보기 좋더라. 한 번 살다 죽는 인생 나이 핑계 대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