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지네언니 Apr 16. 2023

230410-0416

먹고먹고먹고 또먹고, 네일하고 꽃 사 오기, 다시 돌아온 오늘


요즘 먹고먹고먹는 일상을 사는 중. 한동안 미친 듯이 배달음식으로 연명하다가 속이 난리가 나서 일단 밀가루는 자제 중. 채소 섭취량이 제로에 가까운 것 같아서 다시 채소 챙겨 먹기 시작. 오랜만에 과일도 샀다. 밀가루만 안 먹어도 속이 편해지는 이 마법. 한국서 안 태어났으면 어쩔 뻘 했나. 아니, 그렇게 먹도록 태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학원 근처 샐러드집이 맛있고 친절하고 깨끗해서 자주 이용하는 중. 가격이 착한 편은 아니지만 매일 먹는 샐러드에 변화 주고 싶을 때 추천. 근처 사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기엔 이미 너무 장사가 잘 되시는 것 같아 의미가 없는 듯.

오랜만에 샤브샤브도 먹었다. 원래 이런 거 잘 못하는데 좀 늘었다. 내 취향은 죽보다는 쌈밥. 역시 매장 깔끔하고 직원분 친절해서 다음에도 여유 있을 때 이용 예정. 줄 서는 맛집이나 인테리어 예쁜 핫플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 최우선 조건. 내 돈 내고 쫓기는 밥 먹는 거 딱 질색. 1인 식사라 안 그래도 최대한 빨리 자리 비워드리려고 애쓴다고요.


오랜만에 네일 했다. 지난 바리스타 시험 때 지우고 지금까지 쉬었으니 한 4개월 쉬었네. 그동안 열심히 영양제 발라가면서 관리했더니 다행히 부러지거나 벗겨지는 것 없이 잘 자랐음. 네일 받으러 다니는 여자들 보면 머리 비어 보인다고 겁나 돌려 까는 사람들 있던데 남의 인생에 간섭할 것도 많다 싶다. 나는 손발톱, 머리카락, 피부를 관리하는 내가 좋다. 내 주제를 넘는 돈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의 관리다. 꼼꼼히 빗질을 하고, 거스러미가 일어나지 않게 크림을 바르고, 주기적으로 커트와 염색을 받는다. 내 몸의 일부를 관리하는 그 시간이 좋다. 여유가 있으면 네일을 받고 여의치 않으면 집에서 매일 영양제를 바른다. 그렇다고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남을 돌려 까지도 않는다. 나랑 다른 사람이니 이해는 어렵지만 그게 본인 취향이면 인정하는 거지 뭐. 그러니 다들 남이 나랑 나른 미적 취향이나 가치관을 가졌다고 욕하지 말고 그냥 저 사람은 저렇구나~ 하고 넘어가자. 인생 안 그래도 복잡한데 뭐 남일까지 신경 쓰고 그러세요. But 세금받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은 가루가 되도록 깝니다. 나랏밥 먹으면서 일 못하는 것들은 백골이 진토 되도록 까여도 됨.

색 고운 손톱이 예뻐서 꽃도 좀 샀다. 더워지면 꽃이 금방 풀죽어버려서 절화를 즐기려면 요때가 딱이다. 꽃시장에 가면 싸고 좋지만 한 다발씩 사기엔 너무 많아서 평소 눈여겨봐둔 꽃집으로 갔다. 라넌큘러스 오메가를 사고 싶었는데 없어서 부부젤라 작은 다발을 샀다. 화장대랑 침대 옆에 나눠서 꽂아 두니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산뜻한 기분이다. 신경 써서 물만 갈아주면 1주일은 보겠지.


또 그날이 왔다. 아직도 그 뉴스를 보던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 그 큰 배가 눈앞에서 가라앉고 있는데 그저 주변만 빙빙 돌던 구조정과 헬기들. 그리고 작년의 그날도 떠오른다. 동네 친구끼리 세월호 유가족과 이태원 유가족으로 만난 기사를 보았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데 서로의 슬픔을 나누면 그것도 반이 될까 아니면 헤아릴 수 없는 더 큰 슬픔이 될까. 살아있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하루다.

매거진의 이전글 230320-2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