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_2. 동행

2.4 동행이란 여정은?

by 크렁 아저씨

먼저, 공황발작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갑작스럽게 공황이란 동행자를 만나고, 위축된 삶을 회복시키며, 포기하지 않고, 긴 시간 함께 동행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존재한다. 이것은 동행상대에 대한 이해와 세워야 할 규칙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내가 지금껏 놓쳐왔던 삶의 지혜일 수도 있다.


과연, 우리는 그렇게 무서워하는 대상과 함께 동행이란 것을 할 수 있을까?


그 첫 발자국은 먼저, 무섭더라도 똑바로 바라보고, 공황발작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무서운 존재인지 그 실체를 알아야 한다.


물론, 아직도 몸서리쳐지고 상상만 해도 무섭고, 이미 내 뇌리에 깊은 생채기를 낸 공황발작이지만, 그것의 실체를 똑바로 바라보아야만 우린 진짜 동행을 시작할 수 있다. 무서운 그것에 대한 실체를 모른다면, 계속해서 나는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몇 십배, 몇 백배의 무서운 상상의 존재를 만들어 지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시작된 동행은 얼마가지 못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공황발작의 실체-자극과 증상, 그리고, 둘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실체를 깨닫자


나에게 있어서 처음 공황발작이 일어났을 때는, 단지 가슴의 답답함으로 야기된 호흡 곤란이 죽을 것 같은 공포로 이어졌다. 그 답답함은 단지 불편한 자극이었고, 호흡곤란과 죽을 것 같은 공포는 내가 겪은 그 이후의 증상이었다.


사실, 정확히 어디까지가 자극이고 어디서부터가 증상인지 구분 짓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답답함이란 자극은 단지 작은 신체변화일 수도 적은 정서변화일 수도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체리듬의 한 종류인데, 이 변화를 왜곡해서 결국 호흡곤란이란 신체증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누를 범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물론 이 과정 중에는 염려와 극단적 상상 등 수많은 조미료가 가미가 되긴 하지만, 여기서는 자극과 증상에 대해 고민해 보자.


여기서 문제는 이런 자극과 증상의 연결고리가 단지 답답함과 호흡곤란이란 연결고리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답답함과 호흡불편만이 자극인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동행이 시작되면 이미 짐작한 대로 공황발작이 일어났던 순간의 느낌, 감정, 장소, 분위기 등등이 모두 자극이자 증상, 즉 방아쇠와 연결고리가 되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심지어 곧 내 신체와 정서를 불편하게 하는 아주 작은 것들마저 모조리 방아쇠가 되어버린다.(방아쇠는 증상을 불러오는 자극을 말하며, 연결고리는 자극을 증상으로 만드는 모든 것을 말한다)


점점 이런 불편한 동행이 길어짐에 따라, 결국,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 자극임(호흡불규칙, 약간의 어지러움, 눈 불편함,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복부 팽창감, 카페인의 짜릿함, 두통, 그 이외의 신체의 작은 느낌 등등)을 깨닫게 된다.


그럼, 이 연결고리를 해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이 방아쇠이고, 어떻게 연결고리가 형성되는지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조금씩 조금씩 호흡이 가파지는 움직임(빠르게 걷기, 줄넘기, 마스크 쓰고 뛰기 등)을 통하여, 내가 두려워하는 상황과 공포를 경험하도록 만들어 보자. 좀 익숙해지면 조금씩 강도를 높여서, 호흡이 가파지는 것에 최대한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극복노력을 반복함에 따라, 처음에는 감당이 안 되는 너무나 큰 공포심에 묻혀, 보이지 않던 호흡곤란 이후 느껴지는 공포가 얼마나 큰지 가늠이 되기 시작한다.


비로소 이런 노력은 덕분에 우리에게 방아쇠 이후에 느껴지는 불편함(공포)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바라보고, 가늠이 된다는 것은 내가 그 크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익숙해져 줄어드는 공포 외에도, 불확실성이 주는 공포만큼 추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작은 신체의 변화로 인해, 여전히 남아있는 방아쇠가 당겨질 때도 있지만,

이제는 그에 따른 두려움에 휩쓸려가지 않는다. 이제는 그 공포의 실제 크기를 알게 되었고, 그 정도의 작은 불편과 두려움 정도는 그냥 내가 감당할 수 있다고 믿기에,

지금의 나는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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