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의 순간
완성의 순간
이준혁은 퇴원하는 날 아침, 병실 창가에 서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았다.
일주일이었다.
아내 수진이 사고를 당한 그날부터 정확히 일주일. 마치 창세기의 일곱 날처럼, 그의 삶도 완전히 새로워졌다.
"여보, 뭐 해?"
침대에서 아기를 안고 있던 수진이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그냥... 생각 중이야."
준혁은 창밖을 가리켰다. 아침 햇살이 도시를 비추고 있었다. 빌딩들, 거리의 나무들, 지나가는 사람들. 모든 것이 평범했지만, 이제 그의 눈에는 다르게 보였다.
"이 모든 게 하느님께서 만드신 거야. 하늘과 땅, 그 안의 모든 것."
수진이 미소 지었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엄마가 들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준혁도 웃었다. 일주일 전의 자신은 이런 말을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확신했다.
"하느님께서 모든 일을 이루셨어. 우리의 기적도."
간호사가 들어와 퇴원 서류를 건넸다. 김 교수도 함께 왔다.
"정말 놀라운 회복입니다. 의학교과서에 실어도 될 만한 케이스예요."
"교수님의 노고 덕분입니다."
준혁이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전 제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저도 오랜만에 기도했습니다. 수술실에서."
일곱째 날의 귀환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준혁은 운전대를 잡고, 수진은 뒷좌석에서 아기를 안고 있었다. 어머니도 함께였다.
"일주일이 지났구나."
어머니가 조용히 말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는 데 걸린 시간. 그리고 이렛날에 쉬셨지."
"쉬셨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엄마?"
준혁이 물었다. 이제 그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피곤해서 쉬신 게 아니란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완성하셨어. 더 이상 무엇을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전한 상태. 그래서 쉬시며 그 모든 것을 기뻐하신 거야."
"그리고 이렛날에 복을 내리셨지."
수진이 덧붙였다. 그녀도 병원에서 성경을 읽었다.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어. 안식일. 하느님과 함께 쉬는 날."
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평생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일, 또 일. 성공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쉰다는 것은 나약함이고 패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깨달았다.
진정한 쉼은 모든 것을 이루신 하느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것이었다.
"나도 이제 좀 쉬어야겠어."
준혁이 말했다.
"일만 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 있는 시간을 가져야지. 하느님께서 주신 이 가족, 이 생명과 함께."
집에 도착했다.
일주일 만에 보는 집이었지만, 낯설게 느껴졌다. 아니,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현관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가 났다. 집의 냄새. 사랑의 냄새.
"다 왔다."
준혁이 아기를 안았다. 생명이는 작은 눈을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기가 네 집이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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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안식
그날 저녁, 준혁의 집에는 사람들이 모였다.
어머니가 부르신 성당 교우들이었다. 신부님도 오셨다. 그들은 모두 이 기적을 축하하러 왔다.
"감사 미사를 드리면 어떨까요?"
신부님이 제안했다.
"여기서 간단하게라도."
준혁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실에 간이 제대가 차려졌다. 촛불이 켜졌다.
신부님이 미사를 시작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기를."
"또한 사제와 함께."
준혁은 교우들과 함께 응답했다. 어색했지만, 마음은 편안했다.
미사 중에 신부님이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엿샛날 동안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이렛날에 쉬셨습니다. 그리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지요. 왜일까요?"
신부님은 잠시 멈췄다.
"일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머무는 시간, 하느님께서 이루신 일을 바라보고 감사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준혁은 수진의 손을 꼭 잡았다.
"우리도 그랬습니다. 일주일 동안 고난을 겪었지만,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이루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쉬며 감사해야 합니다."
미사가 끝나고, 사람들은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눴다.
한 교우가 준혁에게 다가왔다.
"준혁 씨, 앞으로 성당에 나오실 건가요?"
준혁은 미소 지었다.
"네. 매주 올게요. 이렛날마다, 주님의 날마다."
새로운 시작
밤이 되었다.
손님들이 모두 돌아가고, 집은 다시 고요해졌다.
준혁은 아기를 재우고, 발코니로 나갔다. 수진이 뒤따라왔다.
"피곤하지 않아?"
"괜찮아. 이제 진짜 쉴 수 있을 것 같아."
준혁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하늘과 땅, 그 안의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그가 중얼거렸다.
"하느님께서 이 모든 것을 만드셨어. 그리고 우리에게 주셨지."
수진이 준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우리 잘 살아야겠다. 하느님께 감사하며."
"응. 더 이상 쫓기듯 살지 않을 거야. 하느님께서 주신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 거야."
준혁은 아내를 꼭 안았다.
"회사에 말했어. 육아휴직 쓰겠다고."
"정말?"
수진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응. 나도 생명이를 키우고 싶어. 하느님께서 주신 이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
두 사람은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그때 안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내가 갈게."
준혁이 안으로 들어가 아기를 안아 올렸다.
"괜찮아, 생명아. 아빠가 여기 있어."
아기는 금방 울음을 그쳤다. 준혁의 품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준혁은 아기를 품에 안고 창가에 섰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의 기도는 짧았지만, 온 마음이 담겨 있었다.
"당신께서 모든 일을 이루셨습니다. 이제 저는 쉬겠습니다. 당신 안에서, 당신과 함께."
그는 아기를 내려다보았다.
이 작은 생명이, 하느님께서 이루신 가장 큰 기적이었다.
"주 하느님께서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
준혁은 창세기의 구절을 떠올렸다.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하늘도, 땅도, 그의 삶도.
하느님께서 다시 창조하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일곱째 날.
안식의 날.
준혁은 처음으로 진정한 평안을 느꼈다.
더 이상 증명할 것도, 쫓아갈 것도 없었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이루셨고, 그분이 "좋다"고 하셨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자, 우리도 쉬자."
준혁이 아내에게 말했다.
"내일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
그날 밤, 준혁의 집에는 깊은 평화가 찾아왔다.
마치 창조의 이렛날,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이루시고 쉬셨을 때처럼.
거룩한 안식.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었다.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는 것도 거룩한 일이었다.
하느님과 함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주어진 생명을 감사하며 쉬는 것.
그것이 일곱째 날의 복이었다.
일주일 후, 일요일 아침.
준혁은 가족과 함께 성당에 갔다.
생명이를 안고 성당 문을 열 때, 그의 마음은 벅찼다.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이제 그는 알았다.
매주 찾아오는 이 날, 주님의 날이 얼마나 소중한지.
쉬며, 감사하며, 하느님을 예배하는 이 시간이 얼마나 거룩한지.
"주님, 당신께서 모든 것을 이루셨습니다."
준혁은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이제 저는 쉬겠습니다. 당신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