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

by seungbum lee

버스 안 풍경 소묘

덜컹, 버스는 푸른 들로 미끄러진다

오늘 햇살은 유난히 맑고

파주 하늘은 드높이 푸르네.

이어폰 속 음악, 풍경에 스며들고

창가는 나만의 작은 극장.

회색 아파트 뒤로 사라지고

논은 은빛 물결 반짝인다.

하얀 왜가리 한가로이 거닐고

모판들 싱그러운 초록빛.

소박하고 정적인 풍경은

어린 날의 정겹던 골목 같다.

계절의 변화, 창밖에 선명하다

짙은 녹음 속 붉고 노란 꽃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인사.

낡은 정류장 벤치에 어르신들

느긋한 표정, 시간을 잊은 듯.

앞자리 아주머니, 창밖 응시하며

나직이 무언가 읊조린다.

뒷자리 연인, 조용히 속삭이다

문득 터지는 풋풋한 웃음.

엔진 소리, 타이어 마찰음, 안내 방송

모두 섞여 일상의 소음이 되고.

유리창 너머, 길은 굽이굽이

끝엔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릴까.

짧은 순간, 세상과의 프레임 속

자연의 아름다움 발견하고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덜컹, 버스 멈춰 서고 문이 열린다.

창밖 풍경, 잔잔한 여운 되어

마음속에 오래 머무네.

한 편의 시처럼, 파주의 풍경

그렇게 나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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