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달빛서재 (32)

조용한중심

by seungbum lee

“여기… 방송에 나온 책방 맞죠?”

낯선 손님들이 연이어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연은 반갑게 맞았지만, 마음 한켠이 조금 어지러웠다.



책방은 평소보다 북적였고,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추천 문장을 메모하며 돌아다녔다.


“소연아, 괜찮아?”

준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눈엔 그녀의 불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렇게 관심받는 게…

좋은 일이긴 한데,

왠지 우리가 만든 분위기가 조금씩 흐려지는 것 같아서…”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중심을 잘 잡으면,

이 공간은 흔들리지 않을 거야.”


그날 저녁, 책방은 다시 조용해졌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낮 동안의 북적임을 떠올리며 조용히 숨을 골랐다.


“준혁아.”

그녀가 말했다.

“우리, 이 공간을 더 단단하게 만들자.

사람들이 와도,

여기엔 여전히 조용한 마음이 머물 수 있도록.”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달빛 서재는…

우리 둘의 마음이 중심이니까.”


밖은 봄바람이 살랑거리고 있었고,

책방 안엔 다시 고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변화 속에서도 지켜야 할 것을 다시 확인했고,

그 중심에 서로가 있다는 걸

조금 더 깊이 느꼈다.

keyword
월, 화,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