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겨울, 다른 온기

by 인생서점 북씨

여명이 시작되는 시간은
빛이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 병원에 가는 날이다.
길이 멀어, 조금 일찍 길을 나서기로 했다.

문을 열고 나서자
차가운 겨울 공기에 나도 모르게 몸이 오싹 움츠러들었다.

대문 밖에는
길고양이 급식소 안에 있던 사료 그릇이
밖으로 튕겨 나와 땅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었고,
사료는 여기저기 흩어져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한눈에 말해주고 있었다.

“지들이 돈 안 낸다고,
아까운 사료를 다 쏟아버렸네.”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지만,
냥이들이 싸움 때문에
어젯밤 배를 곯지는 않았을지
마음이 쓰였다.

나는 다시 밥그릇에 사료를 가득 채워주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뒤편에 있는 다른 밥터에서도
싸움이 잦지만,
시간을 보니 그곳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동부간선도로를 타야 했고,
출근길 차가 많이 막힐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차는 막히지 않아 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했다.

잠깐 로비에 앉아 대기하고 있는데 딩동 카톡알림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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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사! 밤에 갈때 서점냥이들 추울까봐, 바람 나오는 난로를

약하게 켜놓고 갔는데 순심이 삼량이 모자가 무슨 호떡굽듯이

몸을 앞으로 돌렸다 뒤로 돌렸다 하며 최대한 더운 바람이 나오는

가까이에 몸을 붙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실없는 웃음이 피식나왔다

밖에서 기댈곳 없는 곳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냥이들과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마냥 웃을일만은 아니듯 했다.

길고양이는 생존을 위해 밥을 지키며 싸움을 하고

집냥이들은 지붕 아래서도 작은 추위앞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같은 겨울이지만 살아 내는 온도는 그렇게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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