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트라 아사나, 낙타자세
목요일, 이번주도 거의 다 지나갔다.
아침에 눈을 뜨면 10시 요가 수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요가 덕분에 엉망진창의 무기력한 하루 대신 꾸준히 몸을 움직이며 아침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참, 날씨의 영향인지 아침에 일어나서 요가원 가기가 꽤 힘이 든다.
가기 싫은 건 아닌데, 가기 힘들다. 차가운 공기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
조금 더 따뜻한 이불속에 파묻히고 싶은 마음. 우리 모두 다 그렇잖아요?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최대한 늦게까지 미적거리다가 더 이상의 뭉그적은 지각이야!라는 시간이 되어서야
후다닥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요가복을 입는다. 이제 추워져서 옷 입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겨울.. 은 정말 요가 가기 힘든 계절이야. 요가원 가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오늘의 수업은 하타요가.
아쉬탕카 빈야사 수업만 들어봤던 나인데, 이제 하타요가 수업이 참 좋다.
(물론, 다른 요가수업도 좋아합니다!)
유연성 없는 딱딱한 내 몸이 하타요가 수업을 들으며 말랑말랑 해지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지는데
이 작은 변화가 꽤 기분이 좋다.
오늘의 마지막 자세는 우스트라 아사나, 낙타자세였다.
평소와 다르게 접근하는 우스트라 아사나. 어랏..! 아무것도 안된다..
마치 우스트라 아사나를 처음 하는 듯 버벅거린다.
원래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고개를 뒤로 하고 내려가는 접근법으로 수련을 했었는데(이것이 일반적인 접근법)
오늘은 거꾸로, 엉덩이부터 들고 손을 발 쪽으로 걸어 들어와서 발바닥에 손을 살포시 포개는 방식.
분명 같은 자세인데, 느껴지는 것이 너무 다르다.
몸에 느껴지는 자극도, 근육의 부하도, 힘쓰는 방법도.. 너무 다르게 느껴져 완전 다른 자세 같아.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아직 중력을 거슬러 거꾸로 올라오는 접근법은 너무 어렵다.
아무래도 엉덩이나 허벅지, 몸 뒤편의 힘이 더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요가의 길은 끝이 없다. 어느 날은 "말도 안 돼! 이게 내 몸이라고?" 싶을 정도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날도 있고,
분명히 무리 없이 했던 아사나가 "어라? 내 몸이 왜 이렇지?, 아무것도 안되는데..?"라고 전혀 안 되는 날도 있고, 예측할 수 없다. 이 알 수 없는 몸의 상태를 일정하게 평균처럼 맞추어나가는 것도 요가 수련 이유 중 하나겠지..
요가를 이어가면서 '참, 인생과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없는 내 인생, 우리의 삶.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도 없고, 매번 나쁜 일만 생길 리도 없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그 시간 속에서 나름대로 삶을 살아내는 것, 그 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리지 않고 나 스스로의 중심을 찾아 잘 살아내는 것. 요가랑 인생이랑 많이 닮아있구나 그렇지.
우스트라 아사나도 분명 얼마 전까지 "나! 발등을 놓고 우스트라 아사나 할 수 있네!!. 몸이 변화하고 있어!"라고 즐거워했는데, 오늘 반대로 접근했던 우스트라 아사나에서는 "으아.. 아무것도 안되잖아.."라고 전혀 다른 것처럼.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예전이었다면, "못한 것, 안 된 것"에 초점을 맞추어, 실망하고 우울했겠지만, 조금은 놓아주기로 했다.
쉬운 것도 있다면 힘든 것도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요가 하루 이틀 하고 그만둘 것 아니니까.
다른 접근법에서 힘들었던 이유가 있을 거야. 무엇이 문제일까? 어떻게 하면 반대로 올라올 수 있을까.
나는 어떠한 부분이 부족한가 보다.라고 받아들이기. 그리고 조급해하지 말고 그냥 꾸준히 수련하기.
위에서 내려갈 때도 있다면, 아래에서 올라올 수 도 있다.
그리고 원래 중력을 거스르는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은 쉽지 않아!라는 마음으로 내 속도에 맞추어 계속 이어가기.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아사나는 나에게 찾아올 거니까!
그렇게 살아가자. 앞으로의 나의 삶도.